'누구세요', 부성애 되새긴 불운의 휴먼 드라마
OSEN 기자
발행 2008.05.02 07: 34

MBC 수목미니시리즈 ‘누구세요’가 가슴 찡한 부성애의 의미를 되새기며 17회로 끝을 맺었다. 자극적인 소재를 배제한 채 빙의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눈물샘을 자극했지만 폭넓은 시청자 층을 끌어 모으지 못했다는 점에서 불운의 휴먼드라마로 남게 됐다. ‘누구세요’는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일건(강남길)이 혼자 남은 딸 영인(아라)의 곁을 떠나지 못해 승효(윤계상)의 몸속에 더부살이 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다뤘다. 그동안 모성애를 다룬 작품들은 많았지만 ‘누구세요’처럼 애틋한 부성애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는 흔치 않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모든 것을 희생하는 맹목적인 부모의 사랑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해준 휴먼드라마였다. 또 항상 내 곁에 있기에 그 소중함을 몰랐던 부모라는 존재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는데 인색한 아버지들의 진심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누구세요’는 초반 냉철한 기업사냥꾼 차승효와 영인의 아빠 손일건의 1인 2역을 소화해야하는 윤계상의 다소 어색한 연기와 영인을 성폭행하려는 사채업자의 리얼한 묘사, 자극적인 대사들로 인해 논란을 일으키며 시청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또 이범수, 송윤아, 김하늘, 박용하 등 톱스타 4인방이 활약하고 있는 SBS ‘온에어’의 맹공격 역시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윤계상의 연기가 물 오른 듯 자연스러워지고 빙의라는 만화 같은 상상력과 자극적인 소재 없는 잔잔함 등으로 웃음과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불운하게도 마니아팬 층을 얻는 것으로 만족하며 종영하게 됐다. hellow0827@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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