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나주환 "자신감이 그 비결"
OSEN 기자
발행 2008.05.02 08: 43

[OSEN=이상학 객원기자] “세이프 복이 있네요.” SK 유격수 나주환(24)이 확 달라졌다. 수비는 원래부터 좋았지만 타격까지 발전했다. 한화 김인식 감독도 과거 두산 시절 제자였던 나주환에 대해 “많이 발전했다. 수비는 원래부터 좋았고 타격이 특히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나주환은 자신을 칭찬한 김 감독에게 비수를 꽂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한화와의 대전 3연전에서 나주환은 12타수 5안타, 타율 4할1푼7리로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매우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이날 주인공은 연장 11회 결승 2루타를 터뜨린 박재상에게 돌아갔지만 나주환을 빼놓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8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장한 나주환은 1회초 1사 1·2루에서 송진우와 8구 승부 끝에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를 받아쳐 우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연장 11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초구에 기습번트로 내야안타를 성공시킨 뒤 1사 후 도루까지 해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주환은 “연장 11회에서 처음부터 기습번트를 댈 생각이었다. 투수 브래드 토마스의 공도 좋았지만, 상대 배터리가 번트에 전혀 대비하지 않아 역으로 과감하게 기습번트를 댔다”며 “도루는 사인이 났다. 기습번트도 그렇고 도루도 그렇고 세이프 복이 있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SK 김성근 감독도 “나주환의 기습번트는 단독 결정이었다. 절묘하게 번트를 잘 댔다. 도루도 사인을 냈는데 성공했다”며 나주환의 활약상을 칭찬했다. 올 시즌 나주환의 활약은 놀라울 정도다. 나주환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68타수 22안타로 타율 3할2푼4리를 기록하고 있다. 딱 한 타석이 모자라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규정타석시 전체 9위에 해당하는 고타율이다. 이전까지 5년간 통산 타율이 2할3푼9리밖에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괄목상대. 본연의 임무인 유격수 수비도 변함없이 안정적이다. 독주체제를 굳힌 SK에서 주전 유격수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나주환은 올 시즌 업그레이드된 가장 큰 비결을 자신감으로 꼽았다. 나주환은 “자신감을 많이 얻은 것이 정말 크다. 감독님도 믿고 쭉 기용해주시고 스스로도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지난번 (류)현진이와의 대결에서도 그랬다. 현진이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투수지만,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삼진을 당했지만 어떻게든 공을 맞힐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 자신감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엄청난 훈련이었다. 나주환은 “겨울 동안 정말 훈련을 많이 했다. 김성근 감독님과는 처음으로 한 캠프였는데 5년간 두산에서 한 것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훈련으로 손이 다 까져 악수나 인사도 못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훈련한 만큼 성과도 있었다. 내가 이만큼 훈련했는데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하며 굳은살이 박힌 손을 보였다. 나주환은 “캠프에 비하면 지금은 10분의 1정도밖에 훈련하지 않는다”고 안도의 한숨도 내쉬었다. 그래도 나주환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나주환은 “타격이 많이 좋아졌다지만, 타순이 오르는 것보다는 내 역할이 수비니깐 수비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나주환은 수비에 대한 자신감도 훨씬 더 커졌다. “수비도 대시나 스로잉이 캠프에서 훈련으로 많이 나아졌다. 내가 봐도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것이 나주환의 말. 실제로 나주환은 1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말 김민재의 유격수 쪽 깊숙하고 느린 타구를 대시해 잡아낸 후 백핸드로 1루에 정확히 송구해 아웃시켰다. 올 시즌 나주환의 실책은 0개다. 지난달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왼 무릎을 다친 나주환은 상태가 많이 나아졌지만 인조잔디에서는 약간의 통증을 느끼고 있다. 나주환은 “아직 완벽한 상태가 아니지만 선수라면 늘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웃었다. 독주체제를 굳힌 최강군단 SK에서 나주환이라는 이름 석자가 주는 무게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더불어 유격수 경쟁구도에서도 나주환의 존재감이 날이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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