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의 경쟁작은 같은 시간대 KBS 2TV에서 방송되는 ‘추적60분’일까? SBS ‘뉴스추적’일까? 정답은 둘 다 아니다. ‘라디오 스타’의 진정한 경쟁작은 같은 프로그램의 ‘무릎팍도사’다. 30일 방영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는 앞시간에 편성돼 있는 ‘무릎팍 도사’를 신경쓰며 “‘무릎팍도사’가 요즘 조금 침체됐다”며 “조금 더 시청률이 나와야 우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라디오 스타’ MC들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두 코너가 어느 정도 동등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라디오 스타’는 ‘무릎팍 도사’를 의식 하지 않을 수 없다. ‘황금어장’ 첫방송부터 주목을 받으며 승승장구한 ‘무릎팍 도사’와는 달리 ‘라디오 스타’는 초기 코너인 ‘무월관’의 MC들이 모여 만들었다. 비인기 코너를 폐지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MC들은 “언제 폐지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코너를 시작했다. 최근 ‘무릎 팍 도사’ 뒤지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라디오 스타’는 대등한 위치에 올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같이 잘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항상 당대 코너에 뒤지지 않기 위해 긴장하고 노력한다. ‘라디오 스타’ ‘무릎팍 도사’뿐만 아니라 ‘1박 2일’ ‘우리 결혼했어요’ ‘불후의 명곡’ ‘체인지’ 등도 프로그램 경쟁력과 상관없이 인기를 얻고 있는 코너다. 코너가 포함되어 있는 ‘황금어장’ ‘해피선데이’ ‘일요일일요일밤에’ ‘일요일이 좋다’ 등 프로그램 제목이 오히려 생소하게 들릴 정도다. 최근 코너들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프로그램 시청률이 갖는 의미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해피선데이’는 평균 16%의 시청률을 보이지만 ‘1박 2일’은 순간 시청률이 30%에 육박한다. 7% 시청률인 SBS ‘일요일이 좋다’의 ‘체인지’는 20%의 시청률을 보이고 시청률 10%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는 16%대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결과를 통해 각 방송사는 프로그램 자체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코너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고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차피 코너가 아무리 인기가 많다고 해도 30분 편성을 1시간 30분으로 확대하는 것은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제작진 처지에선 코너 하나 하나의 경쟁력을 높여 프로그램의 부진을 만회하는 게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무릎 팍 도사’ ‘라디오 스타’ 두 코너 모두 성공시킨 ‘황금어장’은 오락 프로그램의 좋은 모범이라고 말할 수 있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