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구장, 때아닌(?) 구름관중 '기현상'
OSEN 기자
발행 2008.05.03 20: 01

"어, 왜 이러지?". 3일 KIA-롯데의 경기가 열린 광주구장에 기현상(?)이 벌어졌다. 전날까지 팀은 8승20패로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1위와 13.5경기차. 4위와 6경기차. 팬들 입장에서는 시즌 개막 한 달 만에 일어난 기막힌 현실이다. 예전 같으면 이럴 경우 홈구장은 십중팔구 파리를 날리게 된다. 누가 지는 경기를 보러오겠는가. 그러나 광주구장은 아니었다.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매표소에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경기시작 후에도 관중들은 계속 줄을 이었다. 처음엔 1루쪽 관중석이 가득 차더니 3루쪽도 사람들로 물들어갔다. 습자지에 먹물 번지듯 외야석도 속속 사람들이 앉기 시작하더니 5회쯤 야구장 전체가 얼추 사람들이 다 자리를 잡는 모습이었다. 얼핏보면 1만 명은 족히 넘을 것 같았지만 관중수는 모두 8226여 명. 개막전을 제외하고 최다관중이었다. 사직구장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성적을 감안하면 대단한 관중이다. 한 구단직원이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 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지역 특성상 롯데 신드롬으로 해석하기도 무리가 있다. 이유를 따지자면 연휴를 시작하는 토요일 오후라는 여유. 초여름의 훈훈한 날씨조건, 수영장을 허물어 주차지역을 넓힌 점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 물론 성적에 관계없이 야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더욱 좋게 해석하자면 아직 초반이니 성적에 기죽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응원의 성격도 없지는 않는 듯 하다. 하여튼 관중들은 경기내내 뜨거운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홈 팬들의 성원 덕분인지 모처럼 경기가 술술 풀렸다. 마운드에서는 윤석민이 쾌투를 펼쳤고 타자들도 찬스에서 강한 응집력을 과시했다. 관중수와 성적의 반 비례 관계가 깨진 하루였다. sunny@osen.co.kr 광주구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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