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비극으로 끝난 레스와 두산
OSEN 기자
발행 2008.05.04 16: 59

좌완 게리 레스(35)가 다시 한국을 떠나게 됐다. 이번에는 가정사에 관련한 일이라 두산 베어스 또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두산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쌍둥이 출산을 보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던 레스가 3일 이메일을 통해 빠른 시일내에 복귀가 힘들다는 뜻을 밝혀 임의탈퇴 공시 요청을 했다"라고 밝혔다. 레스는 지난 4월 27일 부인의 출산을 지켜보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레스는 지난 2001시즌 해태 타이거즈(KIA의 전신)에 시즌 도중 합류해 7승 9패 방어율 4.34를 기록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으로 KIA에 재계약 통보를 받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당시 두산 김인식(현 한화 이글스 감독) 감독은 레스가 삼성 라이온즈 등 강팀을 상대로 분투했던 것을 눈여겨본 뒤 2002시즌 두산 선발진에 가담시켰다. 김인식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레스는 2002 시즌 절묘한 코너워크 구사력과 서클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앞세워 16승 8패 방어율 3.87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러나 레스는 2003시즌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건너갔다. 2003시즌 두산의 외국인 투수는 이리키 사토시였다. 요미우리서 순혈주의의 희생양이 되며 2003시즌 3승 4패 방어율 4.14를 기록한 레스는 2004시즌 다시 두산으로 돌아와 17승(공동 1위) 8패 방어율 2.60으로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견인했다. 그러나 레스는 맷 랜들(31)을 소개시켜 주고 이듬해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떠났다. 라쿠텐도 레스의 보금자리가 되지는 못했다. 2005년 11월 25일부로 라쿠텐서 방출된 레스는 2007년 라뉴 베어스를 거쳐 다니엘 리오스(36. 야쿠르트)가 떠난 두산으로 되돌아갔다. 여느 때처럼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던 레스는 4월 한달간 3승 2패 방어율 2.84로 1선발 노릇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일본의 구애가 아닌 부인과 아기의 위급으로 한국무대를 떠나게 됐다. 뒤늦게 가정을 꾸린 레스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어제 저녁에 연락을 받아 급히 대체 선수를 물색 중이다. 수혈자가 레스밖에 없다니 어쩔 수 없지 않는가"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뒤이어 "그러나 현재 적임자를 찾기가 힘들다. 외국인 투수가 되지 않겠는가"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마이너리그서 메이저리그 구단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는 수준급 투수들이 많아 좋은 기량을 갖춘 투수를 시즌 도중에 영입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레스는 말썽을 피웠던 선수도 아니었고 부상으로 팀 기여가 없었던 선수도 아니다. 그러나 또다시 갑작스런 변수로 안타깝게 두산을 떠나게 됐다. 두산이 새 외국인 선수를 찾는 동안 좌완 이혜천(29)이 레스를 대신해 선발진의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chu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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