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만의 감격승' 조진호, "팬들의 함성이 그리웠다"
OSEN 기자
발행 2008.05.04 17: 34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너무 기분 좋다".
지난 2003년 8월 22일 롯데전 이후 4년 9개월 만에 승리를 따낸 조진호(33, 삼성)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조진호는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에 불과했으나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의 위력은 돋보였다.
박찬호(35, LA 다저스)에 이어 한국인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조진호는 2002년 국내 무대로 복귀, 4승 5패(방어율 5.20)를 기록한 뒤 이듬해 병역 비리에 연루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난해 9월 삼성과 계약금 없이 연봉 5000만 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해 4월 30일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조진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를 통해 "아직도 떨린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오늘처럼 떨린 적 없었다. 어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는데 좋은 결과를 거둬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선발 등판 소식을 전했냐"는 물음에 조진호는 "일부러 연락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알면 나 스스로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고 웃음을 지었다.
"오늘 경기에서 위기는 없었냐"고 묻자 조진호는 "내 직구에 너무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자 3루에 있었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며 "2군 마지막 등판 때 직구 144km를 찍었는데 포수가 '볼끝이 좋다'고 이야기했던 생각을 떠올리며 던졌다"고 말했다.
조진호는 이날 승리의 영광을 어머니께 돌렸다. "병역 비리에 연루돼 마음 많이 아파 하셨다. 막내 아들 때문에 걱정 많이 하셨는데 오늘 TV 중계를 보셨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포기라는 단어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이 그리웠다"고 팬들의 열렬한 성원에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조진호가 너무 잘 던졌다. 6이닝 2~3실점 정도만 해도 잘 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야수들의 수비도 좋았고 7회 추가 득점에 성공한 것도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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