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전통의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가 예전 명성을 찾을까. 한동안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일밤'이 최근 일부 코너의 인기에 힘입어 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4일 방송된 '일밤'은 TNS코리아 조사 결과 전국 시청률 12.8%를 기록했다. 지난달에 비해 겨우 1~2%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그 속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알찬 성적이다. 봄철 황금연휴에 가족 단위 나들이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TV 시청률은 떨어졌기 때문이다. 경쟁 프로인 KBS 2TV '해피선데이'는 15.2%. 계속 벌어졌던 시청률 차가 좁혀지기 시작한 사실도 고무적이다. 총체적인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경제야 놀자’가 조용히 막을 내린 가운데 앞으로 새 코너로 물갈이된 ‘일밤’이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밤'의 최근 분전 배경은 세 코너 가운데 하나인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밤'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오는 대부분 글들은 '우리 결혼했어요' 관련 내용이다. 칭찬 내용이나 호응이 많고 솔비, 알렉스, 신애 등 대부분 출연자들이 깜짝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비해 '경제야 놀자' 대신에 투입된 '일밤생활백과 고수가 왔다'는 이날 방송분에 대해 '방송국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시청자 원성만 가득산 채 초반 자리잡기에 애를 먹는 중이다. 이경규 김제동의 '간다투어'도 아직은 '글쎄요' 반응을 벗어나지 못했다. '일밤' 제작진이 밝히는 목표는 '해피 선데이'에게 빼앗긴 일요일 예능 1위 자리를 탈환하는 것이다. 현재 두 프로의 시청률 차는 2.4%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마지막 역전타를 날리기에는 '일밤'의 힘이 부족해 보인다. 간판 코너인 '우리 결혼했어요'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서 나머지 두 코너가 힘을 보태기는 커녕 논란을 부르는 까닭이다. '일밤'은 '경제야 놀자', '동안클럽' 등 장수코너들이 모두 폐지되고 올해 새 코너들로 물갈이된 상황이다. ‘불가능은 없다’ 후속으로 3월 2일부터 ‘간다투어’가 방송됐으며 장수코너 ‘동안클럽’이 폐지되고 3월 16일부터 ‘우리 결혼했어요’가 전파를 탔다. 가장 늦게 ‘경제야 놀자’ 후속으로는 다방면의 고수를 찾아가 성공 노하우와 정보를 알아보는 ‘고수가 왔다’를 내보내고 있다. '해피선데이'의 강점은 에이스 '1박2일' 에이스에 이어 탁재훈 신정환의 '불후의 명곡'으로 원투펀치를 구성했다는 것. '일밤'이 일요일 예능의 최강자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우리 결혼했어요' 외의 두 코너가 하루 빨리 자기 자리를 찾는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