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보는 한화의 '김태균 공백'
OSEN 기자
발행 2008.05.05 08: 30

[OSEN=이상학 객원기자] 14승9패와 1승7패. 4번 타자 김태균(26)의 존재 유무가 한화에 안겨주는 엄청난 차이다. 한화가 3연패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4패를 당하며 주춤하고 있다. 독주체제를 굳힌 SK의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던 한화지만 SK에게 1승2패로 당한 후 삼성을 맞아 2연패했다. 최근 3연패로 팀 순위도 5위(15승16패)로 떨어졌고 승률 5할선도 무너졌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급작스런 추락의 이유를 단 한 마디로 설명했다. “김태균이 하나가 없는 것이 커.” 김태균은 불의의 손가락 부상으로 최근 2경기 연속 결장해야 했다. 김태균은 지난 1일 대전 SK전에서 3회말 상대 선발투수 케니 레이번과의 승부에서 5구째 파울을 치는 과정에서 왼쪽 손가락에 방망이가 끼어 통증을 호소했다. 뼈에 이상이 없어 바로 경기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었지만, 막상 타격훈련 때 통증을 느껴 경기에는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개막 첫 6경기에서도 오른쪽 옆구리 통증으로 결장했던 기억이 있다. 올 시즌에만 벌써 김태균은 8경기째 결장하고 있다. 지난 5년간 김태균은 16경기밖에 결장하지 않을 정도로 출석률이 우수한 선수였다. 한화 ‘부동의 4번 타자’ 김태균은 올 시즌 23경기에서 타율 2할6푼2리·7홈런·23타점·16득점·15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3경기밖에 뛰지 않았지만, 홈런·타점에서 공동 2위·4위에 오를 정도로 4번 타자로서 주는 무게감이 대단했다. 김태균이 4번 타자로 원대복귀한 시점부터 한화 독수리들도 힘껏 날아올랐다. 김태균이라는 묵직한 4번 타자가 다이너마이트 중심타선의 정가운데 자리함으로써 덕 클락·이범호·김태완 등 나머지 뇌관들도 덩달아 폭발할 수 있었다. 기록에서도 ‘김태균 공백’이 얼마나 큰지 그대로 증명하고 있다. 한화는 김태균과 함께 한 23경기에서는 팀 타율 2할5푼7리를 기록하며 평균 5.22득점을 올렸다. 장타율은 무려 0.412였다. 그러나 김태균이 빠진 8경기에서는 팀 타율 2할2푼6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팀 득점은 평균 3.88점이었으며 팀 장타율도 0.335밖에 되지 않았다. 졸지에 리그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김태균의 존재 유무에 따라 한화 타선은 리그 최정상급 타선과 최하위급을 오르내린 것이다. 3번 클락도 김태균이 빠진 8경기에서는 27타수 8안타로 타율 2할9푼6리를 마크, 김태균이 있을 때 기록한 타율(0.330)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범호도 26타수 7안타, 타율 2할6푼9리로 침묵했다. 하지만 가장 큰 인과관계를 보이는 타자는 ‘신흥거포’ 김태완이다. 김태완은 김태균이 결장한 8경기에서 31타수 6안타로 타율 1할9푼4리에 머물렀다. 장타는 홈런 1개. 김태균과 함께 한 경기에서는 타율 3할4푼8리·6홈런을 때렸다. 김태완은 김태균이 빠진 동안 4번 자리를 대신해 맡았다. 그러나 김태완은 4번 타순에 대한 부담이 크다. 아직 김태균의 자리를 대신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김태균은 그 자리를 무려 8년째 지키고 있는 선수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아는 법이다. 기대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지만 그래도 김태균은 김태균이다. 누가 뭐래도 장종훈 은퇴 후 한화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4번 타자다. 한화 코칭스태프와 팬들은 하루빨리 김태균의 새로운 별명이 ‘김컴백’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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