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황선홍 감독은 경기 전 골이 많이 터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인천이 수비를 중요시 하는 팀이고 반면 부산 공격수들의 득점력은 정성훈을 제외하고 이렇다 하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전 라커룸에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선수가 있었다. 부산의 젊은 선수들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이승현(22)이다. 이승현은 경기 전 자신감 있게 경기에 나서자고 다짐했고 이 다짐은 과감한 슈팅으로 이어졌다. 이승현은 후반 23분 오른발 대각선 땅볼슛으로 팀을 2-2 무승부로 이끌었다. 이승현은 앞서 후반 16분에도 만회골을 넣었다. 자칫하면 원정경기서 패할 수 있었지만 이승현은 황선홍 감독에게 깜짝 무승부를 만들어줬다. 황 감독은 경기 후 "많이 아쉽다"고 했지만 "만회하려는 의지가 보였다"며 긍정적으로 평하기도 했다. 이승현은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가 믿기지 않는 듯 경기 후 눈물을 흘렸다.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인터뷰에 응한 이승현은 "부상 후 오랜만에 투입되고 골을 넣어서 기쁘다. 믿음에 부응했다"며 득점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현은 "프로에 와서 가장 감명깊은 경기를 했다"며 "경기 전 라커룸에서 스스로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주문을 걸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앞으로 자신의 장점을 살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이승현은 부은 눈으로 다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7rhdwn@osen.co.kr 후반 16분 부산 이승현(왼쪽)이 2-1로 쫓아가는 만회골을 넣은 후 달리면서 기도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