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빈, '골 넣는 수비수'로 떠오르다
OSEN 기자
발행 2008.05.06 08: 06

'골 넣는 수비수 여기도 있소이다'. 머리와 발로 두 골을 먼저 넣은 인천의 수비수 김영빈(24)은 경기 후 인터뷰가 없었다. 대신 후반 16분과 23분 오른발로 두 골을 만회한 '돌아온 윙어' 부산의 이승현(24)이 인터뷰의 주인공이었다. 이승현은 지난 시즌 무릎 부상 이후 모처럼만에 득점포를 터트렸으며 그것도 따라잡는 만회골을 터트린 것이라 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김영빈의 두 골은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벌써 3호골을 넣은 김영빈은 두 골을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만들어 낸 것이여서 또 한 명의 골 넣는 수비수 탄생을 알렸다. 상대 수비수 사이에서 높게 점프해 떠올라 월드컵 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 결승골을 터트린 곽태휘(27, 전남)를 보는 듯했다. 김영빈은 지난 5일 어린이날 2만 여 명의 홈 팬들 앞에서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로 지루한 미드필드 공방전을 펼치던 종료 직전 코너킥을 얻자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있었다. 라돈치치의 머리를 향한 코너킥은 헤딩슛으로 이어졌지만 부산 골키퍼 정유석에 맞고 나와 골운이 따르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자신의 앞으로 약간 낮게 날아온 공을 김영빈은 무릎을 구부리고 넘어지면서 머리를 이용, 골대 안으로 밀어넣었다. 인천의 선제골이었다. 골은 라돈치치, 보르코, 김상록이 아닌 김영빈의 머리에서 나온 것. 자칫 0-0으로 끝날 뻔했던 전반전을 1-0으로 앞서게 했던 김영빈의 골은 전반 47분에 터졌다. 그만큼 귀중한 득점이었다. 후반 들어 인천은 더욱 상승세를 탔다. 4분 코너킥 찬스를 잡았고 드라간이 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수비수 김영빈은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올라와 공격에 가담, 코너킥이 올라오길 기다렸다. 드라간이 찬 코너킥은 역시 김영빈 쪽으로 올라왔고 김영빈은 머리로 골문을 향해 방향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골키퍼에 막혀 다시 튕겨나왔고 김영빈은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밀어넣어 골키퍼 정유석의 옆구리를 통과해 골망을 흔들었다. 두 번 모두 튕겨나온 볼을 다시 감각적으로 밀어넣어 골을 만든 김영빈은 '골 넣는 수비수'라는 말이 딱 어울릴 만했다. 경기 후 장외룡 감독은 김영빈에 대해 "공격루트를 다양화하기 위하여 세트피스 상황을 집중적으로 훈련했고 수비수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공격 가담을 주문했다. (김)영빈이가 (안)재준이와 함께 이를 잘 실천했다"고 했다. '골 넣는 수비수'라 불러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는 김영빈은 "그냥 볼이 내게 와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할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골을 기대케 했다. 7rhdwn@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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