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포수 홍성흔(31)은 요즘 눈칫밥을 먹고 있다. 팀동료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너무 너무 잘나가고 있어서.... 얼핏 들으면 홍성흔이 지난 겨울 두산과의 ‘작별 선언’ 탓에 왕따를 당하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그건 아니다. 홍성흔이 지난 달 6일 팀에 뒤늦게 합류한 후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기 때문에 동료들의 부러움 반, 걱정 반을 사고 있는 것이다. 홍성흔은 현재 3할4푼1리의 고타율에 1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홍성흔의 맹활약에 두산 선수들은 “너 때문에 해외 전지훈련은 이제 다갔다”며 농담을 건네고 있다. 사실 홍성흔은 지난 겨울 팀동료들과 따로 떨어져서 홀로 동계훈련을 치렀다. 그것도 따뜻한 남쪽 지방도 아닌 서울에서 예전 동료였던 투수 진필중 등과 호흡을 맞췄다. 두산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구하며 대치, 팀훈련에 합류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추운 곳에서 혹독한 훈련으로 몸과 방망이를 단련한 홍성흔은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온 팀동료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합류한 최고참 안경현(38)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어 두산 선수단은 ‘전지훈련 무용론’이 나올까 걱정이 앞서고 있는 것이다. 프로야구계 전체로 눈을 돌려도 비슷하다. 지난 겨울 구단 매각 사태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지도 못한 채 뒤늦게 동계훈련을 소화했던 신생팀 우리 히어로즈가 선전하고 있어 ‘해외전훈 무용론’에 탄력이 받고 있다. 히어로즈 선수단은 매년 가던 미국 플로리다주 전지훈련을 가지 못했다. 구단 매각이라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개인훈련에 집중하다가 2월초에야 제주도에서 한달여간 훈련을 쌓은 것이 동계훈련의 전부였다. 그러나 히어로즈 선수들은 타구단 선수들 못지 않은 기량을 발휘, 시즌 개막 초반 돌풍을 일으켰고 현재도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현재 순위는 6위에 머물고 있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선전이다. 현재까지는 대성공이다. 따뜻한 해외에서 마무리 훈련과 전지훈련을 치른 LG와 KIA보다도 나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자세이다. 아직은 시즌 초반으로 동계훈련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도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지만 더운 여름이 시작되면 체력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상 위험이 높은 추운 곳에서는 훈련량이 아무래도 부족해 여름철에 체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런 면에서 홍성흔이나 우리 선수단에는 8월 올림픽 휴식기가 다행스런 일이다. 해외 전지훈련을 가지 않고도 호성적을 내고 있는 홍성흔과 우리 히어로즈의 올 시즌 행보가 야구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sun@osen.co.kr . . . . . 두산 홍성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