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vs 김태균, 시즌 첫 정면충돌
OSEN 기자
발행 2008.05.06 14: 20

[OSEN=이상학 객원기자] 1982년생 동갑내기 라이벌이 올 시즌 처음으로 정면충돌한다. 롯데 이대호(26)와 한화 김태균(26). 1982년생으로 지난 2001년 나란히 고졸신인으로 데뷔한 라이벌이자 절친한 친구다. 이대호의 롯데와 김태균의 한화는 6~8일 사직구장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 3월29~30일 대전 개막 2연전에서는 김태균이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대결이 불발된 바 있다. 이번 3연전이 두 선수에게는 첫 맞대결이다. 김태균은 지난 1일 대전 SK전에서 손가락 부상으로 삼성과의 3연전 모두 결장했다. 손가락 상태가 많이 호전됐지만, 코칭스태프는 조심스럽다. 6일 경기 전 배팅훈련 뒤 김태균의 출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김태균 본인의 출장의지가 강해 3연전 중으로 이대호와 김태균의 시즌 첫 맞대결이 성사될 전망이다. 엇박자 행보 이대호와 김태균은 고교시절 청소년대표팀에서 중심타선을 이끌며 2000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이대호는 3루수와 4번 타자를 맡았고 김태균은 1루수로서 3·5번 타자를 오갔다. 그러나 프로에서의 시작은 극과 극이었다. 2001년 입단 당시에만 하더라도 ‘21세기 거인 마운드를 책임질 미래의 에이스’로 촉망받았던 이대호는 그러나 어깨 부상으로 그해 6월 타자로 전향했다. 반면 김태균은 입단 첫 해 선배들의 부상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기부터 붙박이 4번 자리를 꿰차며 20홈런까지 등정해 박한이를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고졸신인이 20홈런을 친 것은 1994년 LG 김재현 이후 처음이었다. 김태균은 2005년까지 무섭게 성장했다. 3년차였던 2003년에는 31홈런을 쳤고 2004~2005년에는 연속으로 20홈런·100타점 시즌을 보냈다. 데뷔 첫 5년간 김태균은 타율 3할1푼2리·104홈런·389타점을 기록하며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이승엽이 일본프로야구 진출하자 ‘포스트 이승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이대호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데뷔 첫 5년간 이대호는 타율 2할6푼1리·53홈런·194타점에 그쳤다. 부상이 잦았고, 코칭스태프와의 불화도 있었다.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했다. 데뷔 첫 5년간 이대호와 김태균은 결코 라이벌이 될 수 없었다. 하지만 2006년부터 반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통도사 입산에 이어 3루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이 고정되며 각성한 이대호는 단숨에 리그를 대표하는 톱클래스 타자로 성장했다. 2006년 이대호는 김태균이 하지 못한 홈런왕과 타점왕 그리고 22년만의 타격 트리플 크라운까지 달성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타율 3할3푼6리·55홈런·175타점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김태균은 갑작스런 슬럼프에 빠지며 성장이 정체됐다. 2006~2007년 2년간 김태균은 타율 2할9푼·34홈런·158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 사이 연봉까지 역전되고 말았다. 올 시즌 이대호는 3억6000만 원, 김태균은 2억9000만 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정면충돌 이대호와 김태균은 라이벌 이전에 절친한 친구 사이다. 수시로 전화통화로 안부를 묻고 장난을 칠 정도. 지난 3월29일 개막전에서도 김태균이 옆구리 근육통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경기장을 찾아 덕아웃에서 이대호와 담소를 나눴다. 둘은 서로 방망이를 선물로 주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로서 라이벌 의식은 역시 남다르다. 김태균은 맹활약 후 인터뷰를 할 때마다 종종 “(이)대호는 오늘 어땠는가”라고 질문할 정도로 이대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어디까지나 친구 잘했냐고 묻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김태균은 “사실은 친구라서 더 자극이 된다”고 라이벌 의식을 보였다. 선수 본인들뿐만 아니라 구단들도 두 선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잘하기만 하면 (이대호 또는 김태균보다) 연봉을 무조건 더 줘야 한다”는 것이 구단들의 생각이다. 프로 데뷔 후 엇박자 행보를 보인 이대호와 김태균에게는 올 시즌이 라이벌 대결에서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마저 김태균이 밀린다면 이대호의 독주체제가 도래할 것이지만, 김태균이 다시 위력을 보인다면 양강체제를 형성할 수 있다. 올 시즌 성적은 현재까지 용호상박이다. 이대호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타율 3할5푼1리·4홈런·29타점으로 3년 연속 위력을 보이고 있다. 출루율(0.452)·장타율(0.536) 모두 3위. 반면, 옆구리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한 김태균은 23경기에서 타율은 2할6푼2리에 그치고 있지만 7홈런·23타점으로 찬스에 강한 장타자 면모를 과시했다. 홈런과 장타율(0.575)이 이대호보다 더 많고 높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두 선수 모두 크다. 이대호 없는 롯데는 이제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게다가 올 시즌 이대호는 3루수로 포지션을 재변경, 공수 양면에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졌다. 김태균도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뇌관으로서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 김태균이 빠진 9경기에서 한화는 2승7패를 거두는 데 그쳤다. 김태균과 함께 한 23경기에서는 평균 5.22득점, 타율 2할5푼7리, 장타율 0.412를 마크했지만 김태균이 결장한 9경기에서는 평균 4.33득점, 타율 2할3푼9리, 장타율 0.341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화의 막강 지뢰밭 다이너마이트 타선에서도 4번 타자 김태균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당히 팀 타선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동갑내기 라이벌 이대호와 김태균. 시즌 첫 맞대결에서 과연 누가 어떤 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며 웃을 수 있을지 6~8일 사직구장에 이목이 집중된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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