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최고의 기대를 받았지만 최악의 슬럼프에서 허덕이고 있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올스타 라인업과 투수진으로 무장했다는 찬사와 달리 성적은 기대 밖이다. 주전 대부분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 크다. 162경기를 치르는 야구가 평균의 법칙에 가장 드러맞는 스포츠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시건의 호랑이들은 언젠가는 깨어날 것이다. 더구나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가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죽음의 바다'라는 점에서 디트로이트의 몰락을 얘기하기는 일러도 한참 이르다. 하지만 한 선수만 생각하면 디트로이트는 골치가 아프다. 그는 다름 아닌 중심타자 개리 세필드(40). 지난해까지 빅리그 20년간 정상급 타자로 군림해온 셰필드는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 있다. 올 시즌 타율 1할8푼3리 2홈런 5타점으로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다. 슬럼프라면 오히려 다행이다. 언젠가는 제모습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셰필드의 문제는 지난해부터 부진이 이어왔다는 것이다. 뉴욕 양키스를 떠나 디트로이트에 둥지를 튼 셰필드는 지난 시즌 타율 2할6푼5리 25홈런 75타점을 기록했다. 준수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반드시 그렇치 만은 않다. 지난해 7월23일 우익수 수비 도중 2루수 플라시도 폴랑코와 충돌하며 어깨를 다친 그는 이후 232 타수 동안 타율 1할8푼 4홈런에 그쳤다. 현재 부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음을 알려주는 징표다. 올 시즌 지명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셰필드는 "외야, 구체적으로 좌익수 수비를 병행한다면 타격감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외야에는 셰필드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커티스 그랜더슨, 마글리오 오도네스, 브랜든 인지에 마커스 테임스 등 '제4의 외야수'도 즐비하다. 그렇지 않아도 외야수 교통정리를 위해 최근 자크 존스를 방출한 디트로이트가 셰필드에게 외야 전향을 허락할 것 같지도 않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셰필드는 최근 은퇴 소동에 시달렸다.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면 야구를 그만 둘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쳐 디트로이트 지역 언론에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셰필드 본인이 곧바로 말을 바꾸면서 없던 일이 됐다. 셰필드의 올해 연봉은 1300만 달러. 내년에도 1400만 달러가 보장돼 있다. 기량이 추락한 고액 연봉의 베테랑 타자를 보유한 구단은 괴롭기 짝이 없다. 지난 2006년 11월 3-1 트레이드로 셰필드를 영입한 뒤 곧바로 2년 계약 연장을 해준 디트로이트의 속이 타들어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셰필드는 와의 인터뷰에서 "외야 수비를 하다 또 다치면 그때는 모든 걸 그만두면 된다 .간단하다"고 말했다. 통산 타율 2할9푼4리 482홈런 1581타점의 주인공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셰필드는 500홈런에 18개 만을 남겨두고 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