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껄껄". 선동렬(45) 삼성 감독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좀 과장하자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야구에 대한 철학이 바뀐 것일까. 아니면 건강이 좋아져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 것일까. 삼성은 개막 이후 선발투수들이 부진하다. SK와 함께 당당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선발투수들의 동반부진으로 힘겨운 행보를 펼치고 있다.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는 선발투수는 없다. 원래 불펜이 강한 팀이었지만 배영수까지 가세했는데도 선발진에 안정감이 없다. 지난 6일 광주구장에서 KIA전을 앞두고 만난 선 감독은 그래도 웃었다. 그는 "힘들지만 우리에겐 이상목과 조진호가 있었다. 이상목도 잘 던져주었고 조진호도 등장해 1승을 따냈다. 팀에 정말 큰 힘이 됐다"라며 껄껄 웃었다. 중심 방망이도 시원치 않았다. 개막전 삼성의 중심타자들로 주목을 받은 크루즈, 심정수, 양준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심정수는 2군으로 내려갔고 양준혁은 스프링캠프 훈련 부족으로 지난해 만큼의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근근히 버티고 있다. 크루즈는 안타는 많지만 정작 홈런포(1개)가 휴화산이다. 그렇지만 선 감독은 여기에서도 긍정의 신호를 찾는다. "심정수는 힘들겠지만 양준혁은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 크루즈는 스피드가 느려서인지 큰 것이 안나온다"면서도 "그래도 우리는 박석민이나 최형우가 있다. 이 친구들이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며 웃었다. 성적에 대한 강렬한 욕심도 드러내지 않았다. 선 감독은 하늘의 이치를 따졌다. 그는 "성적은 하늘에서 정해준다. 올해는 몇 등 하라고 하면 그렇게 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그동안 밤잠을 못하고 성적 때문에 고민했지만 그렇다고 팀 성적이 좋아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제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팀을 운영하면 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긍정을 택한 이유를 덧붙였다. "올해까지 감독생활을 4년 째를 하고 있다. 해를 거듭할 수록 팀 운영하는 방식이나 야구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는 것 같다. 올해들어 느낀 점이 있다면 욕심을 버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선동렬 감독은 부임 초기 다소 꼬장꼬장한 감독이었다. 지휘 스타일도 선수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면 불호령을 내렸다. 그러나 올해는 부정을 버리고 긍정을 택하는 감독으로 변하고 있다. 선동렬 감독도 세월의 무게를 받아 스스로 진화하고 있다. sunny@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