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에 출전할 12인의 명단을 발표한 김남기(48)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의 부상으로 쓴 웃음을 짓고 있다. 반드시 뽑고 싶었던 선수들을 부상으로 쓸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애초 김 감독은 지난 4월 김승현, 양동근, 방성윤, 이규섭, 김주성, 하승진 등이 포함된 상비군 20명의 명단을 발표한 바 있다. 이중 고르고 고른 12명을 뽑아 오는 7월 14일부터 20일까지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선다는 생각이었지만, 김 감독은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 뽑고 싶어도 부상이 문제 우선 부상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한국 대표팀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가드 라인에서 믿고 기용할 만한 선수라고 할 수 있는 김승현과 양동근이 부상으로 빠졌다. 김 감독은 "도저히 출전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다"며 "그나마 주희정과 정영삼의 컨디션이 좋은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포워드 라인의 공백은 가드보다 심각했다. 방성윤, 이규섭, 차재영 등 포워드 라인의 거물급 선수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동우도 병무청에서 차출 불가를 통보했다. 김 감독은 고심 끝에 이광재를 선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센터는 하승진과 김주성 등 주축 선수들의 공백이 없어 다행이라고 할까. ▲ 연습 상대가 없다 우여곡절 끝에 12명을 선발했지만, 김 감독은 새로운 난제에 시달려야 했다. 우선 가장 큰 고민은 여전히 선수들이 다 합류하지 못해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프로 시즌이 끝난 지 얼마 안 되는 상황이라 합숙 훈련은 커녕 전체 훈련도 꿈꾸지 못하고 있다. 상비군을 구성한 이래 용인의 전주 KCC 연습체육관에서 훈련 중인 대표팀은 오는 13일부터나 정상적인 훈련을 시작할 전망이다. 김주성이 10일 결혼식을 올리기 때문에 신혼여행을 배려해야 하는 상황이고, 하승진은 전담 트레이너와 함께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김민수도 아직 무릎이 정상이 아니어서 5월까지는 무리하지 않고 준비하는 기간으로 잡고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그러나 문제는 팀이 모여도 연습할 상대가 없다는 데 있다. 6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고 해도 국내에서는 상대할 만한 팀이 없기 때문. 대표팀이 상대해야 하는 팀이 슬로베니아와 캐나다인데 그 정도 신장을 갖춘 상대가 국내에 있을 리 없다. 김 감독은 "중국과 필리핀을 전지훈련지로 고려하고 있다"며 "유럽에 대회가 있다면 그곳으로 가고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 그래도 희망은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희망도 있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 예선에서 만날 팀들이 신장이 크고 파워가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한 후, "우리도 하승진을 중심으로 김주성, 김민수, 오세근 같은 선수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4, 5번을 제외한 선수들이 빠른 스피드로 활발히 움직인다면 높이와 스피드의 절묘한 조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에 김 감독은 조심스럽게 지난해부터 지켜왔던 오세근(중앙대)의 선발을 가시적인 성과로 들었다. 그는 "지난해 농구대잔치부터 최근의 김천대회까지 지켜본 오세근은 발군의 기량을 갖추고 있는 선수"라며 "이동준이나 송창무를 뽑지 않은 것은 바로 오세근 때문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stylelomo@osen.co.kr 2006년 남자농구 대표팀의 연습경기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