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히어로즈 계투진이 또다시 다잡은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히어로즈는 지난 7일 목동구장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서 연장 접전 끝에 4-6으로 패했다. 선발 마일영은 7⅓이닝 9피안타(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마무리 전준호(33)가 아웃카운트 단 하나를 남겨두고 대타 오재원에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내주는 바람에 눈앞에서 선발승을 놓쳤다. 10회초 마운드에 오르며 시즌 첫 1군 등판기회를 가진 좌완 이상렬(31)은 연장 10회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이종욱에 볼넷, 김현수에 우전안타를 내주며 강판당했다. 이상렬은 뒤를 이은 신철인이 고영민에 결승타를 내주는 바람에 첫 경기부터 방어율 무한대에 1패를 떠안는 굴욕을 맛보았다. 계투진 구성만 봤을때는 나쁘지 않다. 이상렬과 이현승(25)이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활약해주고 송신영(32), 신철인(31)이 셋업맨 역할을 해주며 마무리 전준호에 바통을 넘기면 된다. 이름값만 봤을 때는 활약을 충분히 해주고도 남을 투수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름값에 비해 결정적인 순간 위기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야간 경기시 조명이 내야에 집중된 목동구장으로 인한 수비진의 실책에도 이유가 있었으나 이를 감안해도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올시즌 히어로즈가 기록 중인 성적은 계투진 난조가 얼마나 뼈아픈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히어로즈가 올시즌 치른 33경기 중 7회까지 리드를 잡고 있던 경우는 18경기였다. 7회까지만 봤을 때 히어로즈의 승률은 18승 3무 12패(승률 6할)로 SK, 롯데에 이어 3위다. 그러나 9회까지로 시야를 넓히면 15승 3무 15패로 승률이 뚝 떨어졌다. 그리고 히어로즈는 지금까지 치른 연장전 3경기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1점차 경기서 기록한 승률도 3할8푼5리(5승 8패, 7위)에 그쳤다. 중요한 순간 타선 지원은 차치하고 불펜진에 공백이 생기면 1점차 승부서 이기기는 '하늘에 별 따기'와 같다. 이광환 감독은 7일 경기 전 1군 투수진 운용표를 보면서 "저마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다. 다만 어딘가 아프고 감이 예전같지 않아서 문제일 뿐"이라며 자조섞인 웃음을 보였다. 이 감독은 계투진의 활약으로 형식적인 웃음이 아닌 밝은 웃음을 짓길 바라고 있다. chul@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