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홈런 페이스가 무섭다. 34경기에서 37홈런. 홈런 부문 1~4위도 덕 클락·김태균(9개)-김태완(8개)-이범호(7개) 등 한화 선수들로 도배됐다. 지난 26년간 홈런 부문 1~4위를 한 팀이 독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올해 한화는 프로야구 최초의 홈런 1~4위 독식에 도전하고 있다. 또한, 이영우·김민재·이도형·신경현도 뜬금없는 홈런을 1개씩 때려내며 쉬어갈 곳 없는 타순을 형성하고 있다. 도대체 한화의 대포는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홈런군단의 위력 한화는 34경기에서 169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야구는 궁극적으로 득점을 더 많이 내야 이기는 경기다.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경기당 평균 4.97득점을 올리고 있는 한화는 그래서 더욱 더 돋보이는 팀이다. 결정적으로 홈런으로만 무려 66득점을 뽑아냈다. 홈런으로 올린 득점 비율은 39.1%. 이 수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나머지 7개 구단들의 홈런으로 올린 득점 비율을 보면 알 수 있다. 나머지 7개 구단들의 홈런으로 기록한 득점 비율은 19.8%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구단들에 비해 2배나 많이 홈런으로 득점을 내고 있는 팀이 바로 한화다. 한화는 굳이 도루를 하고 빨리 달릴 필요가 없다. 큰 것 한 방 치고 여유있게 돌면 된다. 홈런의 영양가도 좋다. 홈런 37개 중 32개가 3점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 터졌다. 결승홈런이 4개이며 그 중 2개를 김태균이 책임졌다. 선제 홈런이 5개, 동점 홈런이 3개, 동점에서 앞서나가는 홈런이 선제 홈런 5개 포함 11개 터뜨렸다. 또한 솔로 17개, 투런 12개, 스리런 7개, 만루 1개로 홈런 유형도 다양했다. 한화는 홈런을 친 22경기에서 12승10패를 기록했다. 한 경기에서 2개 이상 홈런을 터뜨린 12경기에서 8승4패. 특히 4번 타자 김태균이 홈런을 친 최근 6경기에서 한화는 전승했다. 올 시즌 김태균은 11.8타석꼴로 홈런을 하나씩 터뜨릴 정도로 홈런 페이스가 좋다. 이승엽은 8년차 시절이었던 2002년에 13.1타석당 하나꼴로 홈런을 쳤다. 전국을 탁구장으로 한화는 전국에서 가장 작은 대전구장을 홈으로 쓴다. 중앙이 114m이고 좌우가 98m이다. 펜스 높이도 그리 높지 않다. 1년에 평균 12경기씩 치르는 약속의 땅이자 제2의 홈구장 청주구장도 좌우 99m, 중앙이 115m로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한화의 홈런을 평가절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실제로 상당수의 야구인들이 구장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단순히 거리를 차치하더라도 심리적인 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한화 김인식 감독도 배팅훈련에서 김태균이 홈런을 칠 때마다 “체중이 80kg만 나가면 누구나 넘길 수 있다”고 농반진반으로 말한다. 하지만 홈런은 힘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특별한 기술이 수반되어야 한다. 한화 타자들은 대전구장뿐만 아니라 상하좌우 전국을 이른바 ‘탁구장’으로 만들며 이 같은 시선을 완전하게 잠재우고 있다. 한화는 대전·청주구장 등 홈경기에서 절반을 조금 넘는 20홈런을 터뜨렸다. 나머지 17개 홈런은 원정에서 기록했다. 잠실구장에서 5개, 광주구장에서 6개, 사직구장에서 5개, 대구구장에서 1개를 때렸다. 홈런 평균 비거리도 119.5m로 8개 구단 중 으뜸이다. 나머지 7개 구단들의 평균 홈런 비거리는 115.5m밖에 되지 않는다. 홈런랭킹 10걸 중 평균 홈런 비거리 1~3위도 모두 한화 선수들이다. 이범호가 무려 120.0m로 가장 길고, 김태균(118.9m)-클락(118.3m)이 뒤를 따르고 있다. 동등한 조건에서 한화 타자들이 더 많은 홈런을 쳤을 뿐이다. 물론 직접 야구를 한 야구인들의 평가와 경험은 무시할 수 없지만 적어도 한화 투수들은 누구도 구장을 불평하지 않았다. 최고 홈런군단 도전 한화는 경기당 홈런이 1.09개 수준이다. 페넌트레이스 126경기로 환산할 경우에는 홈런 137.1개가 가능하다. 그러나 사실 팀 홈런 137개는 대단한 수치는 아니다. 팀 홈런을 137개 이상 기록한 팀은 역대로 32차례나 있었다. 타고투저가 극에 달했던 1999년에는 최하위 쌍방울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들이 모두 140홈런 이상 기록했다. 이 같은 홈런 추세는 이승엽이 활약한 2003년까지 계속됐다. 2003년 삼성은 213홈런으로 역대 한 시즌 최다 팀 홈런 신기록도 달성했다. 그러나 투고타저가 시작된 2005년 이후를 감안할 때 얘기는 달라진다. 2005년 한화는 팀 홈런 159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2006년 한화(110개), 2007년 SK(112개)는 다소 홈런수가 적었다. 한화의 홈런포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역시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으로 구성된 홈런 4인방. 나머지 선수들의 홈런 생산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이들에게 향후 홈런 페이스가 달려있다. 현실적으로 도전할 만한 대목은 사상 첫 홈런랭킹 1~4위 독식이다. 역대로 홈런랭킹 1~4위를 한 팀에서 독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5위 안에 4명이 들어간 적도 없다. 10위로 범위를 넓히면 1982년 해태(김봉연·김준환·김성한·김일권)를 비롯해 1985년 해태(김성한·김봉연·송일섭·이순철), 1986년 해태(김봉연·김성한·한대화·이순철·김종모), 1988년 해태(김성한·장채근·한대화·이순철), 1991년 해태(김성한·한대화·이호성·이순철·장채근), 1993년 삼성(김성래·양준혁·강기웅·이종두), 1997년 삼성(이승엽·양준혁·최익성·신동주) 그리고 2005년 한화(이범호·데이비스·김태균·이도형)가 있다. 올 시즌 한화의 홈런랭킹 10위내 4명 진입은 유력하다. 이래저래 대포군단 한화의 무서운 홈런 페이스가 올 한 해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