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정윤석의 조선족 부모, 왜 비난 받아야 하나
OSEN 기자
발행 2008.05.08 15: 37

‘왕과 나’에서 어린 연산군 연기로 호평 받았던 아역배우 정윤석 군(6)의 가족사가 KBS 2TV ‘인간극장’에서 공개돼 화제다. ‘인간극장’에서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정윤석과 조선족 부모에 대한 애뜻한 사연이 공개된다. 정 군의 부모인 학봉 씨(51)와 옥녀 씨(46)는 중국 흑룡강성 부근에 살던 조선족으로 13년 전 어린 딸을 홀로 남겨 두고 한국으로 건너와 힘든 시절을 보냈다. 막노동, 식당일, 장사 등으로 어렵게 돈을 모으던 옥녀 씨는 나이 마흔 하나에 늦둥이 윤석 군을 얻었다. 현재 학봉 씨는 초보 택시 운전기사로, 옥녀 씨는 열혈매니저, 연기 코치로 아들을 챙기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7일 방송에서는 정윤석 군과 그의 어머니 옥녀 씨가 중국 위해시를 찾아 가족을 만나는 이야기가 방송됐다. 3년만에 만나는 윤석 군의 누나 정금(23)과 옥녀 씨 5남매 가족들은 윤석 군의 재롱에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윤석 군은 이들에게 자랑이자 희망이요, 보배였다. 한편 시청자들은 부모와 생이별해 혼자 고생했던 정금 씨의 사연에 눈시울을 붉혔다. ‘인간극장’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감동적이고 가슴 아팠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이의 의젓한 모습이 보기 좋다” “한국에서 고생하는 부모가 안타깝다.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부모와 생이별하고 혼자 중국에 남은 어린딸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는 등의 글로 굴곡 많은 삶을 산 윤석의 가족을 응원했다. 그러나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비방을 일삼는 배타적인 시청자들의 글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족은 동포가 아니다. 중국 사람 아닌가? 우리가 왜 감싸줘야 하나” “중국 사람이 한국에서 13년간 체류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불법 체류자 아닌가?” 라며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제작진은 “윤석군의 부모는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불법체류자가 아니라 합법적으로 대한민국 땅에서 자신들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 그러나 만약 윤석 군의 부모가 아직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고 불법 체류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단지 그 이유만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지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 국내에는 불법체류자라는 이유 만으로 인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있다. 또 한국 사람이 아니면 어떤가? 대한민국 땅에서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숨쉬고 얘기하고 교감하는 외국인의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종종 다뤄졌고 시청자들도 호평했다. 한국 사람과 결혼한 노란머리와 파란눈의 외국인에게는 호의적이면서 왜 이들은 폄하되고 비난받아야 하는 지 의문이다. 일부 시청자들의 이런 태도에 행여 윤석 군의 가족이 마음에 치유할 수 없을 큰 상처를 입을까 염려된다. 다행인 것은 이런 맹목적인 비방을 다시 비난하는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이 아직은 더 많다는 것이다. miru@osen.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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