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5할' 이재원의 역발상 '긍정 딜레마'
OSEN 기자
발행 2008.05.09 10: 34

"언제 빠져야 하나 참 난감해요". SK 이재원(20)이 발상을 전환한 딜레마로 고민에 빠졌다. 이재원은 지난 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전광판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LG 선발이 좌완 봉중근이었기 때문. 상대 선발이 좌완이면 이재원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선발 준비를 갖춘다. 주로 지명타자로 나가기 때문에 큰 준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기 출장이 들쑥날쑥한 만큼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재원은 "오늘은 언제 빠져야 하나 김경기 코치님과 함께 고민했어요. 처음부터 펑펑치면 상대 선발투수가 빨리 내려갈테고 그럼 전 칠 기회가 없잖아요. 너무 난감해요"라고 살짝 미소를 보였다. 이날 이재원은 선제 2타점 2루타에 이어 생애 첫 3루타를 터뜨린 후 5회 곧바로 대주자 모창민과 교체됐다. "만족스러워요. 좀더 오래 경기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어차피 빠질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적당한 시기에 잘 빠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재원은 지난 7일 LG와의 1차전에서도 9회 대타로 나와 볼넷으로 출장했고 8일 이승호가 선발로 나오자 3번 지명타자로 나서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 세번째 타석에서는 1타점 2루타를 날린 후 교체됐다. 이재원의 활약이 밑거름이 돼 SK는 2연패 후 다시 3연승을 달려 상승무드로 돌아섰다. 김성근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상대 투수가 좌완일 경우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는 이재원. 올 시즌 16경기에 나와 22타수 11안타로 5할의 맹타를 이어가는 중이다. 출루율은 6할3푼3리, 장타율은 8할6푼4리에 달한다. 1개의 홈런을 비롯해 2루타 3개, 3루타 1개, 8타점을 기록 중이다. 프로 3년차가 된 이재원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오른손 투수에게도 자신있다. 출전만 시켜준다면 해낼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올 시즌에는 이런 생각이 바뀌었다. 왼손 투수에게는 이제 확실한 자신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오른손 투수가 나와도 그대로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미 우완 투수와 상대해 5타수 3안타로 6할의 타율을 올렸다. 지난달 19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8회 우완 투수 임태훈으로부터 투런포를 쏘아올려 추격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어 9회에는 극적인 2타점 동점 2루타를 만들어냈다. 팀은 비록 연장 접전끝에 패했지만 이재원의 활약은 탁월했다. 그러나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아짐에 따라 선발로 나갈 때는 한 타석이라도 더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재원은 항상 긍정적이다. "아직 어리니까 괜찮아요. 기회가 오겠죠. 1군에서 더 많이 보고 배우고 해서 경기 내내 교체없이 주전으로 뛸 수 있게 만들어야죠." SK가 올 시즌 선두를 질주하는 이유를 이재원이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재원은 좌완 선발만 나오면 교체될 시기 조절에 따른 즐거운 고민에 빠진다. letmeout@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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