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 재학 당시 천재 타자로 불렸던 롯데 고졸 2년차 외야수 손광민(20)은 기자에게 자주 건네는 말이 있다. "저 이제 사고(?)칠 겁니다". 격투기 스타 추성훈과 닮은 외모로 잘 알려진 손광민이 사고친다는 말에 다소 놀랄 법도 하지만 스타와의 닮은 꼴이 아닌 실력으로 코칭스태프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는 뜻. 지난 8일 사직 한화전에 앞서 1루 덕아웃 근처에서 혼자 티 배팅 훈련을 소화하던 손광민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만족할 만한 스윙이 나오지 않았던 것. 티 바 위에 공을 올려 놓은 뒤 매서운 눈으로 공을 노리며 힘껏 친다.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수 차례 스윙 동작을 반복하더니 다시 한 번 공을 때린다. 그제서야 환한 미소를 짓는다. "오늘은 지명타자로 나와요". 손광민의 표정 속에는 설레임이 가득 차 보였다. 7일 사직 한화전서 3-3으로 맞선 7회 1사 1,2루 대타로 나와 내야 안타를 때린 손광민에게 "좌측 펜스를 향하 날아가는 파울 타구를 보며 안타를 때릴 것 같았다"는 말을 건네자 "제대로 맞지 않아 아쉬웠다"고 털어 놓았다. 이날 7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한 손광민은 2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났지만 4회 우전 안타, 7회 좌중간 2루타를 뽑아내며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멀티 히트. "야구로 성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힘줘 말하는 손광민. 지난 달 27일 선수단 가족 초청 행사 때 여자 친구를 데려오지 않았던 것에 대해 "여자 친구 사귈 때가 아닌 것 같다. 야구로 성공한 뒤 떳떳하게 만나고 싶다"고 대답할 뿐. 또래 친구들처럼 미팅도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을 법도 하나 망설임없이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의 마음을 흔드는 건 오로지 야구 뿐이다. 쟁쟁한 선배들 속에서도 주전을 향한 목표를 결코 잊은 적이 없는 손광민이 '국가대표 외야수'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된다. what@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