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연속극 ‘아현동마님’이 마지막 회까지 논란 속에 막을 내렸다. 10개월 동안 갖가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아현동마님’은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황당한 결말로 종영했다. 9일 방송된 204회에서는 혜나(금단비 분)가 위암으로 결국 세상을 떠났으며 시향(왕희지 분)은 가족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다 갑작스러운 중증 임신성 고혈압으로 뇌출혈까지 일으켜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이후 건강해진 모습으로 남편 길라(김민성 분)와 아들과 함께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장면이 나와 시청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황당한 결말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혜나 친 엄마의 영정사진이 등장해 자살로 생을 마감했을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금녀(박준면 분)는 영방(임승대 분)과 이혼 후 새로운 남자를 만나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장면이 나와 놀라움을 안겨줬다. 이 같은 결말에 시청자들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불만을 토로하며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아현동마님’은 처음부터 끝나는 날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참 이례적인 드라마이다. 방송 초반 12세 연상 연하 커플이라는 설정과는 달리 너무 젊어 보이는 여주인공 왕희지의 외모로 인해 시청자들의 반감을 산데 이어 국어책을 읽는 듯한 어색한 연기력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극중에서 "요즘 예능프로 보면 남자 연예인들 너무 웃기지 않냐? 무슨 헬기만 타도 무섭다고 끌어안고 난리고, 인명구조 그물망 같은 것 타고 붙잡고 있음 떨어질 염려도 없는데 무섭다고 아우성들", "무서운 척 쇼들하니까 한심스럽고 쓴웃음만 나와"라는 대사를 통해 ‘무한도전’을 간접 비난했다는 논란을 일으켰으며 "탕수육 있잖아요. 공장에서 나오는 것 받아다가 튀기기만 해서 내놓는 데 많대요. 그래야 수지가 맞는다고", "짬뽕도 라면 스프처럼 나오는 것이 있어서 그것 풀어서 국물 만든대요"라는 대사를 통해 중화요리 비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시향이 성종(이동준 분)과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날 갑자기 아버지 제라(김병기 분)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결혼이 무산되는 극단적인 스토리와 함께 우여곡절 끝에 길라와 결혼에 골인한 시향이 14세 아래 손윗동서 숙영(김혜은 분)과의 호칭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는 내용이 방송돼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얼마 전 임성한 작가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이번 '아현동마님’은 자극 없이 전형적인 일일극을 편안하게 썼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이번 작품 역시 기존 드라마와 다름없이 극단적인 설정과 갖가지 논란이 난무했다. 하지만 욕하면서도 보는 시청자들의 심리를 반영하듯 ‘아현동마님’은 줄곧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며 평일 저녁 7시 45분 시간대로는 이례적인 수치로 큰 인기를 모았다. 마지막회 시청률도 20%(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던 드라마가 무려 10개월 동안이나 전파를 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같은 높은 시청률 때문이었다. 극단적인 상황이 난무하는 말도 안 되는 드라마라는 평이 지배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20%대의 높은 시청률이 나와 주었던 효자상품이었기에 방송사 입장에서 이를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상황설정으로 욕먹는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진과 이를 방송하는 방송사, 또 욕하면서도 시청하는 시청자. 모든 게 아이러니다. hellow0827@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