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프로세계에서 3년 연속으로 잘하는 선수는 검증을 끝마쳤다고 볼 수 있다. 한화의 ‘괴물 에이스’ 류현진(21)은 이미 검증을 끝마친 명실상부한 프로야구 최정상급 투수다. 2006년 데뷔하자마자 사상 첫 MVP-신인왕 동시 석권을 달성했고 2007년에도 2년차 징크스가 무색한 활약을 펼쳤다. 3년차가 된 올 시즌에도 벌써 5승을 추가해 역대 최소경기(66게임) 개인 통산 40승을 달성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일단 칭찬을 먼저 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이 데뷔 초와 비교할 때 떨어진 구위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으로 맞혀잡으며 위기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능력을 높이 샀다. 김 감독은 “위기를 관리하는 요령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140km를 던지다가 148km를 던지는 것처럼 이제는 볼 스피드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올리면서 조절할줄 안다. 매번 전력투구를 할 수는 없다. 국제대회까지 수많은 경기 경험이 쌓이면서 나름의 요령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3년차이니깐 한창 야구가 재미있을 시기다. 그런데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다. 위험하다는 것은 자만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올해 던지는 것을 보니 그런 느낌이 조금은 든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이 지적한 부분은 류현진이 지나치게 맞혀잡는데 맛을 들였다는 점이다. “쉽게 맞혀잡으면 모든 것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착각하면서 자만할 수 있는 것이다. 맞혀잡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이었다. 물론 김 감독이 이를 묵시하고 있는 것은 류현진의 팔꿈치 상태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맞혀잡는 피칭에 주력한다. 삼진보다는 맞혀잡고 싶다”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고 있다. 빠른 공, 그보다 더 빠른 공으로 타자를 윽박지르기보다 체인지업 등 변화구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끄집어내 범타를 유도하는 피칭을 하고 있다. 대신 위기 때에는 빠른 공으로 타자들을 제압하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아직 어린 투수가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맞혀잡으며 피칭하고 있는 것은 대견하지만 그것이 자만심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했다. 또 한창 젊을 때에야 가능한 파워피칭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함을 내비쳤다. 지난 9일 대전 LG전에서 류현진은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성격, 스타일, 입지에 따라 다루는 법이 다르다. 고졸 3년차에 이미 리그를 지배한 류현진을 향해 쏘아지는 김 감독의 애정 어린 질책 또는 다잡기는 현재진행형이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