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SK와의 홈 경기가 열리기 전 대구구장. 삼성 덕아웃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경찰청 야구단 유니폼을 입은 거포 기대주 조영훈(26, 내야수).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입대 전보다 약간 마른 듯한 조영훈은 지난 8일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2군과의 경기가 끝난 뒤 3박 4일간의 달콤한 휴가를 나와 코칭스태프와 선후배들을 만나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동료들을 만난 조영훈은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활짝 웃었다. 선수들도 "군인이 거수 경계 안 하냐"며 넉살 좋은 농담을 던지며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건국대 시절 국가대표 4번 타자로 명성을 떨쳤던 조영훈은 2005년 삼성 입단 후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해 적지 않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승엽의 일본 무대 진출 후 거포에 대한 그리움이 짙었던 구단과 팬들은 그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실망이 더 컸다. 2005년부터 3년간 통산 타율 2할3푼(339타수 78안타) 3홈런 37타점 31득점 10도루. "프로 입단 후 마음처럼 되지 않으니 스트레스만 받았습니다. 단 하루라도 야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이곳에 오니 야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처럼 4주간의 기초군사 훈련, 경찰학교 교육, 기동대 훈련 등을 소화하며 두 달 가까이 방망이를 잡지 못했던 조영훈은 그토록 원했던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너무 기뻤다고 설명했다. "제가 야구를 좋아하긴 했나 봅니다. 지금 야구할 수 있어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 조영훈은 경찰청의 3번 타자로 활약하며 9일 현재 2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1리(89타수 25안타) 4홈런 16타점 18득점 6도루를 기록 중이다. 김용철 감독과 정현발 타격 코치도 조영훈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김 감독은 조영훈에게 "꾸준히 훈련하면 크게 될 수 있다"며 용기를 불어 넣는다. 조영훈은 "그동안 부족했던 점에 대해 많이 보완해 좋아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내년 11월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삼성에 복귀하는 조영훈은 경찰청에서 아마 시절을 명성을 되찾아 발전된 모습으로 팬들 곁에 다가갈 것을 약속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