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1위' 클락과 김태균의 상부상조
OSEN 기자
발행 2008.05.10 13: 39

[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 부동의 4번 타자 김태균(26)은 외국인선수 덕을 많은 본 선수 가운데 하나다. 제이 데이비스, 제이콥 크루즈 등 내로라하는 외국인 타자들과 함께 하며 막강 중심타선을 구축해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김태균에게는 어김없이 좋은 파트너가 등장했다. 생물학 학위를 받은 ‘만능 모범 슈퍼맨’ 덕 클락(32)이 주인공이다. 김태균은 “클락은 팀을 위하는 선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지난해 김태균은 데이비스보다 크루즈가 더 낫다고 했다. 하지만 올 시즌 김태균은 ‘무한 클락교’의 열혈교도가 된 모습이다. 김태균에게 클락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계 같은 존재가 아니다. 자신에게 동기부여하고, 경쟁심을 부추기는 최고의 동반자이자 선의의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클락은 방망이가 안 좋아도 어떻게든 살아 나가려고 한다. 외국인선수인데도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선수”라며 “그렇게 힘들게 찬스를 만들어주는데 쉽게 흘려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아무래도 타석에서 조금 더 신경쓰고 집중하게 된다. 흐지부지할 수 없고, 또 그렇게 하면 클락이 한 노력의 의미가 없어지니깐 내가 해줘야한다는 동기가 저절로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장면이 바로 지난달 27일 두산과의 대전 홈경기였다. 9회말까지 두산에 2-3으로 끌려다녔던 한화는 1사 후 클락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4번 타자 김태균이 임태훈으로부터 역전 끝내기 투런 홈런포를 작렬시키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외국인선수로서 큰 스윙으로 욕심을 낼법도 했지만, 오히려 뒷타자에게 기회를 주는 모습을 보였다. 김태균은 극적인 홈런으로 클락에게 보답했다. 김인식 감독은 “클락이 1루에서도 상황을 봐가며 상대 배터리를 괴롭힌 것이 컸다”며 무리하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클락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물론 선의의 경쟁자로서 의식도 없지 않다. 김태균은 “주위에서 (이)대호와 나를 많이 비교한다. 그러나 사실 경기 중에는 별로 의식하지 못한다. 같은 시간, 같이 경기하고 있기 때문에 대호가 홈런을 쳤는지 못 쳤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아무래도 클락이 홈런을 치면 나한테는 더 자극이 된다. 앞으로도 클락과 좋은 경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태균과 클락은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홈런 부문에서 나란히 10개로 1위 자리를 공유하고 있는 가운데 타점은 클락(29개)이 김태균(28개)보다 1개 더 많다. 장타율은 김태균이 1위(0.670), 클락이 2위(0.636)다. 클락도 기대이상으로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대박 용병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36경기 모두 출장한 클락은 타율 3할2푼1리·10홈런·29타점·40득점·12도루·22볼넷을 마크하며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홈런·득점 1위, 타점 3위, 도루·볼넷 3위, 장타율 2위에 랭크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락은 “타이틀 욕심은 없다. 한화 이글스라는 좋은 팀과 좋은 동료들을 잘 만난 덕분이다. 아시아야구를 처음 경험했지만 참 좋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주위에서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며 ‘해피투게더’를 외쳤다. 김태균과 클락은 또 하나의 공통점이 더있다. 바로 두 선수 모두 전형적인 모범생으로 예의바른 훈남이라는 점이다. 통산 홈런수를 능가하는 별명으로 개그맨 김태균을 능가할 정도로 친숙한 존재가 되어버린 김태균은 예부터 예의바르기로 소문났다. 구단 관계자들은 “(김)태균이는 스타 의식이 없다. 인사를 하더라도 모자만 벗고 간단히 목례하면 되지만 늘 모자와 선글라스까지 벗고 허리숙여 일일이 인사한다”고 칭찬했다. 말 대신 행동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는 클락도 마찬가지. 클락은 “한국야구의 수준은 굉장히 높기 때문에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 미혼인 클락은 곧 부모님이 입국할 예정이라 더욱 더 힘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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