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일하게 무승부 없는 '화끈 축구'
OSEN 기자
발행 2008.05.11 08: 17

대구가 지난 10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9라운드에서 수원에 2-3으로 재역전패했다. 그러나 아쉬움보다는 대구의 화끈한 축구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올 시즌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통틀어 무승부가 없는 경기를 펼치는 팀은 대구가 유일하다. 아직 팀 당 경기수가 적은 컵대회서는 무승부를 기록하지 않은 팀이 더 있으나 정규리그서는 대구 밖에 없다.
대구는 시즌 12경기에서 5승 7패를 기록했다. 얼핏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성적이지만, 매 경기 대구가 보여주는 득점행진은 대구를 특별한 팀으로 만든다.
대구는 12경기에서 21득점 26실점을 기록하는 등 매 경기 3.8골이 터지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대구가 무득점에 그친 경기는 단 3경기에 불과하다. 물론 그 경기에서도 상대팀의 득점은 어김없이 터졌다.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는 대구의 약점이다.
그러나 그 어떤 팀도 대구를 만나면 공격 축구를 펼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대구의 매력이기도 하다. 팬들은 대구가 시종일관 공격적인 축구를 펼칠 뿐만 아니라 앞서는 상황에서도 수비가 아닌 공격을 펼친다는 데 감탄하고 있다. 그야말로 공격에 공격을 거듭하는 축구인 셈이다.
그리고 대구의 공격축구를 이끄는 힘은 바로 '총알' 변병주 감독의 존재다. 올 시즌 공격 축구를 표방하는 변 감독은 "우승은 하지 못하더라도 팬들의 사랑을 받는 공격 축구를 펼치겠다"는 약속을 개막전부터 지켜왔다. 대구와 경남의 개막전에서 양 팀은 6골을 터트리는 등 팬들을 기쁘게 했다.
이런 대구의 공격적인 자세에 10일 경기 후 차범근 수원 감독도 놀랐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대구가 굉장히 적극적이고 대담한 경기 운영을 했다"며 "전방의 세 공격수(이근호, 장남석, 에닝요)가 보여주는 움직임에 우리 수비수가 많은 부담을 가졌다"고 고백했다. 이날 수원은 송종국의 페널티킥으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경기는 종료 휘슬이 불 때까지 누구의 승리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치열했다.
이렇게 매력적인 축구에 팬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 팬들은 공격 축구를 펼치는 대구에 대한 찬사로 보답했다. 한 팬은 "상대팀이지만 이렇게 재밌는 경기는 오랜만이다"고 말했고, 또 다른 팬은 "대구의 공격 스타일에 반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대구의 인기는 놀라웠다. 이는 숫자로도 증명된다. 대구의 평균 관중은 지난해에 비해 평균 4천 여명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대구의 평균 관중은 2만 명에 가까운 수준이다.
올 시즌 대구가 이런 모습을 끝까지 유지할지는 알 수 없다. 변 감독이 인정한 것처럼 정해진 구성원의 한계가 있는 대구가 체력적인 한계로 무너질 수도 있고, 성적을 위해 공격의 빈도를 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올 시즌 공격 축구를 표방한 대구가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팬들은 대구의 도전을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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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수원전서 이근호가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대구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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