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 , 왜 밝은 봄날이 무서울까
OSEN 기자
발행 2008.05.11 08: 30

MBC '무한도전' 등 지상파 TV의 주말 저녁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화창한 봄날씨와 계속되는 황금 연휴로 안방극장 손님들의 이탈이 늘어난 때문이라지만 드라마 보다 그 정도가 심하다. 왜? 드라마의 경우 활동 성향이 낮은 주부층 고정 팬들이 많은 반면에 예능 프로는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은 게 주요 원인이다. 5월들어 노동절,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등 공휴일이 몰리면서 최장 5일 동안의 긴 연휴가 이어졌고 이번 주에는 날씨까지 쾌청했다.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계절이나 시기적으로)시청률이 잘안나올 때가 있기 마련"이라는 뉘앙스로 얘기를 했던 예능 춘궁기가 올해는 3월에 시작돼서 다소 길어지는 셈이다. TNS코리아 조사결과, 11일에도 예능의 부진은 계속됐다. 기름 오염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태안 반도를 찾아서 감동과 재미를 안겼던 '무한도전'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전국 시청률은 17.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한때 30%를 웃돌았던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저조한 성적이다. 이에 맞서는 SBS 강호동의 '스타킹'도 6.3%로 극히 부진했다. 평소 8~10% 사이를 오고 갔던 프로지만, '라인업'의 조기 종영이후 춘궁기에다 '무한도전' 경쟁마로 나서게 된 부담까지 겹치면서 시청률이 뚝 떨어졌다. KBS 2TV '스펀지 2.0'은 8.4%를 기록했다. 낮이 길어지고 야외활동이 급격히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이 비교적 이른 오후 6시 시간대의 예능 프로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5월 첫째주의 주간 시청률 집계는 그 사실을 확실히 뒷받침한다. 1위 KBS 1TV 일일연속극 ‘미우나 고우나’(42.4%)를 시작으로 ‘이산’ ‘조강지처 클럽’ ‘엄마가 뿔났다’ ‘온에어’ ‘아현동 마님’ ‘행복합니다’까지 상위 7위를 모조리 드라마가 휩쓸었다. 예능 프로의 쌍두마차인 ‘무한도전’(18.8%)과 ‘해피 투게더’ 는 7, 8위로 밀렸났다. ‘무한도전’은 지난해말부터 올초 사이에 톱 5안에 자리를 굳히며 예능 강세를 이끌었다. 맑고 밝은 날씨와 드라마에 눌리고 있는 초저녁 예능 프로가 언제쯤 화려한 부활에 성공할 지가 궁금하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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