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치면 이긴다".
KIA의 노장 이종범(38)이 5월들어 힘을 되찾고 있다. 특유의 승리 방정식이 부활하고 있다. 4월이 끝날때까지는 52타수10안타(.192)에 불과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던 지난 가을과 올해 스프링캠프 훈련이 헛일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자 엔진이 뜨거워졌다.
5월 성적은 들쭉날쭉한 출전기회속에서도 17타수8안타(.471). 8경기 가운데 4경기는 벤치에 앉아있다 겨우 한 타석 들어섰다. 그런데 선발출전한 4경기에서 7안타(15타수)를 터트렸다. 마치 왜 벤치에 앉히느냐며 시위를 하는 듯 하다.
이종범의 방망이는 최근 팀의 연승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었다. 지난 8일 광주 삼성전에서 1-0으로 앞선 2회말 2타점짜리 중전안타를 터트려 승리의 기틀을 다졌다. 9일 목동 우리전에서는 3회초 선제 결승타 포함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10일 우리와의 경기에서도 방망이는 쉬지 않았고 희생플라이로 귀중한 타점을 추가하며 3타수1안타1타점을 기록했다.
팀의 4연승 가운데 최근 3연승에서 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10일 경기에서는 오랫만에 톱타자로 나섰고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루수로 나서기도 했다. 팀의 상승세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최고참 타자 이종범이 살아난 것이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잊혀졌던 이종범의 승리방정식이 되살아난 것이다.
이종범의 미덕은 연결. 상황에 맞은 타격으로 타점 뿐만 아니라 찬스를 만들어주고 있다. 주로 짧은 스윙을 하지만 희생플라이를 날릴 수 도 있다. 꾸준한 타격훈련이 최근 활약에 힘입어 타율도 2할6푼1리로 올랐다. 무엇보다 꾸준히 선발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얼마전 SK에서 외야수 채종범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이종범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채종범은 부진으로 벤치로 밀려났고 오히려 이종범의 출전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모처럼 야구천재의 활약을 만끽하고 있는 팬들은 이종범의 승리방정식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