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할리우드 첫 도전의 성공과 실패
OSEN 기자
발행 2008.05.11 16: 59

비의 할리우드 첫 도전이 순탄치 않다. 조연으로 출연한 워쇼스키 형제의 블록버스터 '스피드 레이서'가 미국과 한국 개봉에서 수퍼 히어로 영화 '아이언 맨'에게 밀리며 흥행 전선에 먹구름이 끼었기 때문이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스피드 레이서'는 개봉 첫 날인 10일(한국시간) 3215개 스크린에서 585만 달러를 벌어들여 박스오피스 3위에 랭크됐다. 1위는 개봉 8일째의 '아이언 맨'으로 1530만 달러 수익을 기록했다. 2위는 카메론 디아즈와 애쉬톤 쿠처의 로맨틱 코미디 '왓 해펀스 인 베가스'로 670만 달러. 스크린 수와 제작비 규모에서 '스피스 레이서'에 못미치는 '왓 해펀스 인 베가스'보다도 뒤처진 사실이 충격이다. 개봉 첫 주말 1억 달러를 벌어들인 '아이언 맨'은 이날까지 누적 수익 1억4193만 달러로 올해 블록버스터 흥행의 물꼬를 확실히 터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시장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언 맨'이 개봉 2주차에 벌써 200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승승장구하는데 비해 '스피드 레이서'는 황금 연휴 주말 2일 동안 21만명을 모았다. 비가 비중 있는 조연으로 등장했고, '매트릭스' 시리즈의 거장 워쇼스키 형제의 야심작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망스런 성적이다. 비의 입장에서는 '스피드 레이서' 흥행에 크게 연연할 필요가 없다. 주연 아닌 조연으로 출연해 책임감이 덜한데다 할리우드 첫 진출작치고는 무난한 연기와 영어 실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받는 중이다. 한국 출신의 연기자 비라는 이름을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들과 세계 관객들에게 알렸다는 점에서 성공을 거둔거나 마찬가지다. 차기작도 워쇼스키 형제의 '닌자 어새신' 주연으로 벌써 결정된 지 오래였다. 그러나 연기자 비가 영화 '스피드 레이서' 에서 뚜렷이 도드라지지 않았고 '스피드 레이서' 자체가 워쇼스키 형제의 영상 혁명 쪽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사실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 타임스'가 영화 리뷰를 통해 비에게 일침을 가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또 차기작 '닌자 어새신'의 흥행에도 부담이 걸리게 됐다. 조연에 이어 주연으로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마저 흥행에 실패한다면 향후 그의 입지는 크게 좁아진다. '스피드 레이서'와 함께 세계를 달리는 와중에 명암을 같이 보고 있는 게 요즘의 비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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