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하늘로 쏘아올린' 통산 200승
OSEN 기자
발행 2008.05.11 17: 16

김호(64) 감독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200승으로 채웠다. 대전 시티즌이 11일 6년 만에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9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경기서 2-1로 이겨 김호 감독은 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200승 고지에 오른 지도자로 역사에 남게 됐다. 지난 4월 26일 전북을 2-0으로 무너뜨리고 199승을 올린 뒤 4월 30일 울산에 0-1로 패해 200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던 김호 감독은 지난 5일 경남에 통한의 1-2 역전패를 당해 대기록 달성을 또 연기해야 했다. 7일에는 아들이 몰던 승용차가 사고를 당해 며느리와 손자를 잃는 슬픔을 겪었던 김호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애써 아픔을 감추려는 모습이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많은 대답을 했지만 표정만큼은 속일 수 없었다. 김호 감독은 "선수들에게 담담하게 경기에 임하라고 했다"면서 "200승을 하면 좋겠지만 경기 내용이 좋지 못하다면 크게 기쁘지 않을 것이다. 질 때 지더라도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기 초반 대전은 부산의 박성호를 비롯한 공격진에 날카로운 슈팅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 운영으로 마음을 졸였다. 하지만 이내 선수들이 많은 활동량을 통해 전반 25분 이여성이 선제골을 뽑아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후 대전은 부산에 시종을 우세를 보였음에도 후반 19분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허용, 무승부로 끝날 듯한 분위기였으나 종료 직전 김성운이 결승골을 뽑아내 김호 감독에게 200승을 선사했다. 또 이날 김호 감독은 200승 보다 귀중한 것을 얻었다. 바로 경기 전 자신이 강조했던 좋은 경기내용이 바탕이 된 승리였기 때문이다. 물론 통산 200승이 가족을 잃은 슬픔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김호 감독에게는 자식과 같은 선수들의 활약이 큰 위로가 됐을 것이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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