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메이저리그 출신 좌완 봉중근(28)이 스토퍼 노릇을 해내며 LG를 10연패 위기에서 구해냈다. 봉중근은 1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8⅓이닝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꽁꽁 묶었다. 총 투구수는 114개였고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66개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무려 148km. 올 시즌 개인 최고 구속이었다. 이날 봉중근의 직구는 줄곧 140km 중반대를 형성할 정도로 볼끝에도 힘이 있었다. 봉중근은 “포수 김정민 선배가 볼배합을 잘했다. 직구 힘이 좋으니깐 경기 초반에는 직구로 승부하면서 나중에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하자고 한 것이 적중했다”며 포수 김정민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완투에 대한 욕심이 없었냐’는 질문에 봉중근은 “완투 욕심은 없었다. 한 타자 한 타자 최선을 다해 열심히 막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완투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 완투보다도 중요한 것은 팀이 연패를 끊었다는 사실”이라며 개인 욕심보다 팀이 연패를 끊은 것에 의의를 두는 모습이었다. 사실 봉중근은 그동안 호투에도 불구하고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야수들에 대한 섭섭한 마음이 생길법도 하다. 하지만 봉중근은 “야수들에게 섭섭한 마음은 조금도 없다.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야구를 하다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제 타자들이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야수들에 대한 믿음은 변함 없다. 투수는 야수를 무조건 믿어야 한다. 이제 곧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G 김재박 감독은 “봉중근이 잘 던져주었다. 오늘뿐만 아니라 그동안에도 계속 좋았다. 단지 타선의 지원이 부족해 승수가 적었을 뿐이다. 지금 페이스가 우리 팀에서 제일 좋다. 볼도 빠르다”며 봉중근의 호투에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한화 김인식 감독도 “봉중근의 구위에 완전히 막혔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결승홈런으로 봉중근을 도운 신일고 1년 선배 안치용도 “(봉)중근이가 승운이 따라주지 않는 데에도 호투하고 잘해줘 내가 오히려 더 고맙다. 중근이가 싫은 내색하지 않고,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 던졌다”고 함께 기뻐했다. 봉중근도 “(안)치용이 형이 요즘 타격 컨디션이 팀에서 제일 좋다. 고교 때부터 정말 친했고 요즘도 열심히 하자고 서로에게 격려한다. 오늘 치용이형이 결정적인 홈런을 쳐줘서 너무 고맙다. 앞으로도 도와줬으면 좋겠다”며 안치용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봉중근은 2회말 한화 측의 이의제기로 티타늄 목걸이를 보이지 않게 안으로 집어넣은 것에 대해 “예상한 일이었다. 유지훤 코치님께서 유심히 목 쪽을 바라보셔서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며 “목걸이를 집어넣은 뒤 바로 홈런을 맞았는데 실투라기보다는 (김)태완이가 워낙 잘친 것이었다. 바깥쪽으로 제구해서 던졌는데 태완이가 정말 잘 쳤다. 내가 아직은 좀 부족한가 보다”며 웃어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