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런던, 이건 특파원] '박지성의 복귀는 우리 팀에 보너스와 같다'. 지난 2월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박지성(27)을 두고 한 말이다. 그 말 그대로 올 시즌 박지성의 모습은 맨유에게 보너스였다. 또한 박지성 본인도 올 시즌을 통해 맨유의 티셔츠 판매원이나 마케팅 자원이 아닌 당당한 주전 멤버의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지성은 지난해 12월 26일 선덜랜드전에서 전격 복귀했다. 오른쪽 무릎 부상 이후 9개월 여 만의 복귀. 하지만 그를 맞이한 것은 치열한 주전 경쟁과 '약팀용 카드'라는 매몰찬 평가였다. 이 시기 맨유에는 라이언 긱스, 루이스 나니,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등이 사이드에서 버티고 있었다. 이미 최고의 몸상태를 보여주고 있는 그들과의 주전 경쟁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급기야 퍼거슨 감독의 철저한 로테이션 정책으로 인해 박지성은 대런 플레처 등과 함께 '팀용 카드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도 박지성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연속된 출장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출장을 이어갔다. 그는 경기 후 기자와 만날 때마다 "기회가 있을 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다 보여주겠다" 고 말하며 항상 준비를 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같은 모습은 보답받았다. 4월 1일 만우절에 열린 AS 로마와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이 그 출발점이었다. 당시 박지성은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선발출전했다. 영국 기자들마저 그의 선발 출전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거렸을 정도. 그러나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의 성실함과 그의 몸상태를 믿었다. 긱스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과 나니가 기복을 보인 것도 박지성의 선발 출전 이유 중 하나였다. 박지성은 이날 활발한 모습을 선보이며 팀의 두 번째 골을 이끌었다. 이후에도 박지성은 긱스와 나니를 제치며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찼다. 비록 체력 안배를 위해 첼시와의 리그 36라운드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이어진 경기에서 연이어 출전하며 팀의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제 박지성에게 남은 것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생애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긱스, 나니와의 선발 출전 경쟁에서의 승리 여부와 우승컵을 들어올릴지가 관심사이다. 박지성은 위건과 최종전이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 "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한다면 내 생애 최고의 경기가 될 것 같다" 면서 자신감을 밝혔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