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런던, 이건 특파원] 축구 선수에게 골이라는 것은 단순히 기록지에 이름을 올리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골을 기록함으로써 더욱 자신감을 얻고 팀 안팎에서도 인정을 받기 때문. 실제로 우리는 지난 2003년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뛰던 이천수가 첫 경기에서 다 들어가던 골이 도움으로 둔갑한 후 그리고 이동국이 잉글랜드 미들스브러 데뷔전에서 슛이 골대에 맞은 뒤 이상하리만치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난 4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챔피언십 시즌 최종전에서 자신의 데뷔골을 쏘아올린 김두현(26, 웨스트브롬위치)은 비록 짧았지만 지난 3개월 간의 첫 영국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월말 성남 일화서 임대로 웨스트브롬위치에 진출한 김두현은 주전 자리를 꿰차지는 못했다. 각국 국가대표로 구성된 웨스트브롬위치의 허리진에는 파고들 만한 구멍이 없었던 셈. 졸탄 게라와 로버트 코렌, 조너선 그리닝스로 이어지는 허리 라인은 그 어느 팀보다도 탄탄했다. 김두현의 자리인 공격형 미드필더도 코렌과 게라가 주로 맡았다. 때에 따라서는 스트라이커 케빈 필립스가 아래로 배치되기도 했다. 토니 모브레이 감독의 안정적 성향도 김두현의 이런 상황을 부채질했다. 모브레이 감독은 시즌 내내 무리를 하지 않았다. 팀의 전력을 믿기도 했지만 승격이 우선이었던 탓에 승점 3점을 얻지 못하면 1점으로 만족해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김두현은 교체 첫 번째 공격 옵션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그라운드에 나서느냐 여부는 경기 상황에 따라 달랐지만 어쨌든 후보 명단에는 꾸준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만큼 모브레이 감독이 그를 아낀다는 것이 드러난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승격을 확정지은 후 모브레이 감독은 김두현에게 "EPL로 가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고 격려하기도 했다. 또한 김두현과 계약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도 사실이다. 김두현 역시 "계약에는 큰 문제가 없다. 기간과 형식 등 세부 사항만이 남았다" 고 밝혔다. 한편 김두현은 다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보다 더 많은 경험을 했다. FA컵 4강전에 진출해 현역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웸블리를 밟았다. 승격을 처음으로 경험한 한국인 선수가 되기도 했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