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튼햄-에버튼, 'EPL 빅4' 도전은 계속된다
OSEN 기자
발행 2008.05.12 09: 36

빅4, 즉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 순위 4위 안에 드는 팀을 통칭하는 말로 12일(한국시간) 새벽 막을 내린 2007~2008 시즌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날, 리버풀의 4강 구도는 변함이 없었다. 지난 2003년 첼시가 가세하면서 완성된 이 아성은 지금까지 큰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다. ▲ 빅4, 무엇이 문제인가? 단지 시즌 최종 순위에 불과할 수도 있는 빅4에 사람들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4위 안에 들어야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3,4위가 예선에 나간다. 그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는 다시 이 팀들에 커다란 부를 약속하며 상위 4개 팀과 하위 16개 팀간의 격차를 벌리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로축구팀이 돈을 투자하고 다시 그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한때 유럽의 강호로 자리잡았던 네덜란드 에레디비지가 빅3를 제외하고는 전부 몰락했던 전례를 따라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프리미어리그의 성장이 선순환이 아닌 악순환으로 흘러가는 것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현 빅4가 모두 올라갔고 4강에 아스날을 제외한 3팀이 진출한 결과 결승전서는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격돌하게 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 전성기가 빅4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데 있다. 올 시즌 UEFA컵에 출전한 나머지 팀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것은 이와 대비되는 사실들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빅4의 구도를 깰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한 팀이 있었다. 바로 다음 시즌 나란히 UEFA컵에 잉글랜드 대표로 나설 토튼햄과 에버튼이 그 주인공이다. ▲ 빅4를 노리는 '5인자' 토튼햄 시즌 도중 마틴 욜 감독의 사임으로 후안데 라모스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한 토튼햄은 리그(11위)와 UEFA컵(16강)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 가능성만큼은 인정받았다. 단조로운 롱 패스에서 벗어나 활발한 측면 공격을 장착한 토튼햄은 칼링컵에서 '숙적' 아스날을 격파했고, 첼시를 물리치며 우승을 거뒀다. 여기에 토튼햄은 올 시즌을 끝으로 다시 한 번 개혁을 선언하며 빅4에 도전할 만한 팀을 구축하고 있다. 한때 해리 레드냅 포츠머스 감독은 하위 16개 팀이 빅4에 도전할 수 없는 이유로 자금력의 한계를 예로 든 바 있다. 당시 그는 "빅4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억 5000만 파운드(약 3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튼햄이 그런 거액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지만, 토튼햄 역시 그동안 적지 않은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온 팀이다. 이번에도 토튼햄은 6000만 파운드(약 1200억 원) 가량을 올 여름 이적시장에 투자할 예정이며, 베르바토프를 비롯해 팀 내 자원들을 팔아 이적 자금을 충당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만약 토튼햄이 라모스 감독의 입맛에 맞는 팀으로 변신한다면 2008~2009 시즌 토튼햄이 빅4를 위협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 빅4에 도전하는 시즌 5위-에버튼 에버튼의 기세도 날카로웠다. 그 어떤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는 못했지만, 올 시즌 빅4를 유일하게 위협했던 팀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에버튼이다. 빅4의 말석을 차지하고 있는 리버풀과 승점 차가 13점에 달하기는 했지만, 팀 케이힐의 부상만 아니었다면 리버풀은 지난 2004~2005 시즌의 악몽을 다시 떠올려야 했을 것이다. 바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불구하고 4위를 '머지사이드 라이벌' 에버튼에게 내줬던 치욕을 말이다. 토튼햄이 외부에서 빅4의 아성에 도전할 원동력을 찾았다면 에버튼은 좀 다르다. 에버튼은 데이빗 모예스 감독의 지휘 속에서 미켈 아르테타와 팀 케이힐 등 기존의 검증된 선수들을 중심으로 빅4에 도전한다. 스티븐 피에나르의 완전 이적 등 팀내 전력 안정화에 성공한 에버튼은 다음 시즌 모예스 감독의 효율적인 영입으로 다시 한 번 빅4에 도전할 생각이다. 케빈 키건 뉴캐슬 유나이티드 감독은 "EPL에는 2개의 리그가 있다"며 "하나는 빅4, 그리고 하나는 나머지 팀들의 리그"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지난 5년 간 굳건히 그 아성을 지켜온 빅4의 벽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다. 2005~2006 시즌 4위 아스날과 5위 토튼햄의 승점 차가 단 2점에 불과했던 것이 올 시즌 13점으로 불어난 것만 봐도 그 어려움은 익히 알 수 있다. 그러나 후안데 라모스 토튼햄 감독은 "다음 시즌 우리의 목표는 빅4 진입이다"고 천명했고, 에버튼의 필립 네빌은 "이제 우리는 다시 한 번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준비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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