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3년 연속 '5월11일 악몽'
OSEN 기자
발행 2008.05.12 09: 42

[OSEN=이상학 객원기자] 알고 보니 또 5월11일이었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1)은 자타가 공인하는 승리보증수표다. 그러나 5월11일만큼은 어떻게든 피해야 할 것 같다. 데뷔 후 3년 연속 5월11일 선발등판했지만 3차례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3년 연속 5월11일 같은 날짜에 선발등판하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에이스 류현진이 모조리 패한 것도 더욱 의아한 일이다. 5월11일의 악몽은 데뷔 첫 해였던 2006년부터 시작됐다. 데뷔 첫 5경기에서 4승 방어율 1.43의 성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류현진은 그해 5월11일 청주 홈경기에서 현대를 맞았다. 이날 류현진은 4⅓이닝 8피안타 4볼넷 3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데뷔 첫 선발패도 바로 이날 기록했다. 당시까지 커브 외에는 마땅한 변화구가 없었던 류현진은 이를 간파하고 들어선 현대 타자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구대성으로부터 체인지업을 전수받은 류현진은 6월2일 수원 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복수했다. 2007년에도 또 다시 5월11일 불운이 재현되고 말았다. 앞선 6경기에서 4승1패 방어율 3.05로 호투하던 류현진은 두산타자들에게 집중타를 맞고 무너졌다. 5⅓이닝 10피안타 3볼넷 6탈삼진 7실점. 또 선발패.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실점 및 최다 피안타의 수모를 당했다. 당시 한화 김인식 감독은 "힘으로 승부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요령있는 투구와 완급조절이 안 되니깐 죽사발난 것이다. 류현진이 그러면 안 된다"고 질책을 하기도 했다. 이후 류현진은 직구비율을 높였다. 그리고 2008년 올해에도 ‘5월11일 악몽’은 재현되고 말았다. 지난 11일 최다 9연패 수렁에 빠진 LG를 대전 홈으로 불러들인 류현진은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은 LG전 통산성적이 10승2패 방어율 1.85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진정한 ‘LG 킬러’였다. 이날 경기에서도 6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 행진을 벌였다. 중반까지 140km 초중반대 직구로 LG 타자들을 압도했다. 2회초 왼 팔꿈치를 감은 붕대가 밖으로 내비쳐 김재박 감독의 다분히 흔들기용 항의를 받았다. 테이핑을 제거하고 옷을 갈아입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고 LG 타자들을 제압했다. 하지만 한순간에 무너졌다. 6회 2사 후 이대형에게 초구에 좌전 안타를 맞으며 노히트노런이 깨진 후 후속 안치용에게 7구째 체인지업이 다소 높게 들어갔고 홈런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6이닝 2피안타 4볼넷 4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였지만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였고 3년 연속으로 5월11일 선발패를 당했다. 그렇다면 내년은 어떻게 될까. 그러나 내년에는 다행스럽게도 5월11일은 야구가 없는 월요일이다. 피하고 싶은 '5월11일의 악몽'이 일단 멈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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