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외면 이유? '재미 덜하다'
OSEN 기자
발행 2008.05.12 11: 11

5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에 한국 영화가 맥을 못 추고 있다. 4월 30일 개봉한 ‘아이언맨’은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이언맨’을 포함해 ‘테이큰’ ‘포비든 킹덤: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 ‘호튼’ 등이 박스오피스 10위권 내에 포진하고 있다. 한국 영화는 4월 30일 개봉한 ‘비스티 보이즈’가 40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고 같은 날 개봉한 ‘가루지기’가 16만 관객을 넘기며 6위에 올라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월 14일 개봉한 ‘추격자’가 9위에 오르며 롱런하고 있다(5월 9일 집계 기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2월 개봉한 ‘추격자’를 제외하면 최근 개봉한 영화 ‘비스티 보이즈’와 ‘가루지기’ 두 편의 흥행성적이 엉망이다. 최근 입 소문을 타고 있는 ‘아이언맨’과 ‘스피드 레이서’로 관객들이 몰려가서 그렇다고 모든 탓을 돌리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비스티 보이즈’와 ‘가루지기’는 2%가 아니라 20% 부족한 영화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 21세기형 변강쇠로 개봉 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가루지기’는 예고편에서 살짝 보여줬던 포복절도할 만한 웃음도 없고 변강쇠가 조선시대 최고의 거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슬픈(?) 비화도 막상 본편에 들어가서는 그다지 슬프지 않다. ‘비스티 보이즈’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씁쓸함을 던져주지만 그것이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는 이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2시간이 넘도록 내내 돈과 욕망, 여성에 대한 폭력 등을 보여주니, 보는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뭔가를 느끼기보다는 그만 보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게 한다. 그렇다고 ‘아이언맨’과 ‘스피드 레이서’가 작품적으로 그리 훌륭하냐고 묻는다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최첨단 기기를 장착한 철갑 옷을 입고 하늘을 날고 미사일을 쏘며 악당을 물리치는 아이언맨을 보고 있자니 통쾌하지만 전형적인 영웅의 스토리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스피드 레이서’는 레이서들의 위험천만한 레이싱 대결과 가공할만한 속도, 만화적인 화면으로 눈길을 모으지만 단조로운 스토리와 화면이 너무 현란해서 어지럽다는 혹평도 있다. 하지만 관객들은 ‘비스티 보이즈’와 ‘가루지기’가 아닌 ‘아이언맨’과 ‘스피드 레이서’를 선택했다. 그것은 전형적인 구조와 스토리를 생각하지 못하게 밀어붙이는 영상과 스피드, 최첨단 기술을 갖춘 아이언맨과 레이싱카들의 화려함 때문이다. 그 틈에서 ‘가루지기’와 ‘비스티 보이즈’는 제 방향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영화가 돼 버렸다. crystal@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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