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성인 코미디를 표방하는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이하 샴페인)이 호조로 출발했지만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6일 첫 방송한 KBS 2TV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이하샴페인)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 12.2%의 높은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 6.8%, 6.6%로 시청률이 반토막 나며 고전 중이다. ‘샴페인’이 첫방송 되고 난 뒤 한 제작자는 “성인 코미디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 때문에 첫회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시청률 하락 원인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극성을 꼽을 수 있다. ‘샴페인’은 성인 코미디를 표방하면서도 시청 등급은 19禁 아닌 15禁이다. 보수적인 우리나라 방송국에서 19禁 정도의 성인 버라이어티를 진행하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공영 방송 KBS는 어떻겠는가? 실제로 샴페인에서 출연진들이 얘기하는 내용은 평일 심야 토크쇼 MBC ‘놀러와’나 KBS 2TV ‘해피투게더’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놀러와’에 정선희 안재환 부부가 나와 솔직하고 과감한 토크로 시청자들에게 폭소를 선사했다. 김지선 선우재덕 역시 ‘해피투게더 시즌3’에 출연해 과감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갔다. ‘샴페인’도 부부나 결혼한 연예인들이 출연해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다른 프로그램 수위가 올라가는 바람에 차별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KBS 측에서는 “현재 방송되는 내용이 수위가 너무 높은 것 같아 제작진에 수위를 낮추라고 요청했다”며 현재 방송분에 부담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성인 코미디’라는 말은 무색하다. 19禁 성인코미디라고 하면서 “오해하지 말라. 시청자는 15禁이고 출연자가 19禁이다”고 말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구하며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케이블을 틀면 에로영화 저리가라 할 만큼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난무하는 요즘 공중파의 성인 코미디는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토요일 오후 11시 40분 늦은 밤,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샴페인’이 콘셉트를 잘 잡고 제자리를 찾는다면 충분히 화제가 될 수 있다. 또 수다꾼들에게는 그동안 방송에서 금기시됐던 주제로 웃음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 성인 코미디는 험난하고 어려운 도전임에는 틀림없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