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비호감 열풍, '안티는 나의 힘'
OSEN 기자
발행 2008.05.13 07: 31

예능계에 부는 비호감 열풍이 거세다. 초반 비호감이라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 여론을 일으키며 외면 받았던 것과는 달리 비호감이 하나의 예능 코드로 자리잡으면서 비호감을 자처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났다. 그 대표주자는 바로 KBS 2TV ‘개그콘서트’ ‘봉숭아 학당’의 왕비호 윤형빈이다. 윤형빈은 지난 2005년 데뷔 이후 4년 동안 단 3번 밖에 웃기지 못했다며 차라리 비호감 연예인이 되겠다는 의미에서 ‘왕비호’라는 캐릭터를 창조시켰다. 비호감 목적 왕비호의 탄생 그는 시청자들에게 비호감으로 보이기 위해 일부러 몸에 달라붙는 티셔츠와 핫팬츠를 입고 눈에 진한 아이라이너를 그린 채 시청자들 앞에 나선다. 윤형빈은 왕비호라는 캐릭터를 통해 연예인에 대한 독설도 서슴지 않는다. 특히 아이돌 스타들을 타깃으로 빅뱅, 슈퍼주니어,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이들에게 작정하고 비방의 말들을 퍼붓는다. 방송이 나가면 윤형빈은 해당 팬클럽으로부터 수많은 악의성 댓글과 안티팬 양성 등 많은 공격을 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직설적인 개그에 공감하고 통쾌하고 여기는 팬들도 많이 늘어났다. 윤형빈은 최근 ‘개그콘서트’에서 “안티팬 카페가 30개에 그 회원수가 3000여 명에 달한다”며 비호감 캐릭터로 거듭나고 있음을 증명했다. 비호감을 자처하는 연예인은 윤형빈뿐만이 아니다. KBS 2TV ‘스타골든벨’에 고정 출연중인 유채영과 리포터 미라도 여기에 속한다. 얼마 전 ‘스타골든벨’에 출연한 미라는 출연진 중에 정말 존경스러워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유채영을 꼽았다. 미라는 “저도 비호감으로 통하는데 유채영씨는 말하는 것이나 춤추는 것 모두 너무 비호감스럽고 좋아요”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한 바 있다. 또한 미라는 자신에 대해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비호감이예요. 사람들이 자꾸 혼혈아 같다면서 엄마 한국인 아빠는 외계인이래요” 말하는 등 자신의 비호감 캐릭터를 알리는 데 한창이다. 결혼을 앞둔 유채영 역시 ‘비호감계의 지존’이라 불리며 몸을 사리지 않고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비호감이 호감되는 지름길 이처럼 요즘 예능계에는 ‘비호감 캐릭터가 곧 호감 연예인이 되는 지름길’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비호감을 자처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현영 솔비 신봉선 노홍철 서인영 지상렬 박명수 등 거침없는 발언과 솔직함으로 초반 수많은 안티팬들을 양산했던 대표 비호감 연예인들이 자신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비호감을 극복하고 스타덤에 올랐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처음에는 비호감 캐릭터 연예인들에게 거부감을 보였던 시청자들도 점차 그들의 진면목을 알게 되고, 그들의 노력을 인정하게 되면서 점차 대중들에게 호감을 얻게 된 것이다. 대중의 인기에 늘 목말라 하는 연예인들에게 비호감이라는 캐릭터는 어찌 보면 치명적이거나 피하고 싶은 존재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예능계는 ‘비호감들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이들의 역할은 가히 엄청나다. 비호감도 역시 하나의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는 지금, 비호감이 오히려 기회인 셈이다. ricky337@osen.co.kr 비호감을 캐릭터화한 '개그콘서트'의 '왕비호' 윤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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