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황두성(32. 우리 히어로즈)이 13일 LG 트윈스전부터 본격적인 마무리 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올시즌 3승 2패 방어율 2.72(12일 현재)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하던 황두성은 지난 8일 두산 베어스전서 7⅔이닝 5피안타 2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4승째를 손쉽게 따내는 듯 했다. 그러나 마무리 전준호(32)가 9회초 최준석에 역전 3점홈런을 내주는 바람에 황두성은 덕아웃서 팀의 4-5 패배를 힘없이 지켜봐야 했다. 경기 후 황두성은 이광환 감독에 마무리로 뛰겠다며 보직 변경을 자청했다. 이 감독 또한 이를 받아들이면서 KIA 타이거즈와 3연전이 아닌 13일 LG전부터 황두성을 마무리로 기용하겠다고 밝히며 황두성에게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황두성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히어로즈는 KIA에 3연전을 모두 내주며 6연패 수렁에 빠졌다. 특히 지난 10일 경기서는 선발 장원삼이 9회초까지 마운드에 올라 110개의 공을 던지며 고군분투했으나 이재주에 솔로홈런을 내주는 등 2실점만 더했다. 히어로즈 계투진의 가용 인원이 적어 선발 장원삼에 경기를 끝까지 맡기려다가 추가 실점을 내주고 무너진 것이다. 황두성은 13일부터 계투진에 가세해 전준호와 함께 '더블 스토퍼' 체제를 구축한다. 황두성은 지난 2006년 현대 유니콘스 시절 마무리 투수로 낙점 받았으나 초반 3경기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 박준수(31)에 마무리 자리를 넘겨주고 셋업맨으로 나섰다. 당시 황두성은 최고 구속 150km 이상의 빠른 직구를 가지고 있었으나 결정적인 순간 공이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몰리며 한계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2년 전 황두성과 지금의 황두성은 다르다. 황두성은 올 시즌 빠른 직구만이 아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날카로운 변화구까지 선보이며 노련한 투구를 펼쳤다. 변화구 구사력과 제구력에서 큰 점수를 얻지 못했던 과거와 분명 달라진 모습이었다. 올시즌 15승 22패를 기록하며 6위로 뒤쳐진 히어로즈는 7회 이후 역전패한 경기가 지금까지 7경기(연장 3경기 포함)에 달했다. 히어로즈가 탄탄한 불펜진을 갖췄더라면 현재 2위 자리는 한화 이글스(21승 17패)가 아닌 히어로즈의 몫이었을 것이다. 황두성은 안정된 선발 보직을 버리고 '순간의 실수'로 '비난의 화살'을 맞을 수 있는 마무리 보직을 자청했다. 잠실구장서 펼쳐지게 될 그의 두 번째 '마무리 도전기'가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chul@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