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또다시 명성에 입각한 외국인 선수 영입을 감행했다. LG는 지난 12일 투수 제이미 브라운(32)을 대신해 야쿠르트 스월로스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거치며 6시즌 동안 223개의 홈런을 때려낸 왼손 거포 로베르토 페타지니(37)를 영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타지니는 일본야구를 경험한 외국인 타자들 중 2000시즌 삼성 라이온즈서 뛰었던 훌리오 프랑코(1995년 지바 롯데) 이후 최고의 명성을 자랑한다. 특히 페타지니는 야쿠르트 시절 홈런왕 2회(1999년, 2001년), MVP 1회(2001년) 등 타이틀을 석권하며 최고의 외국인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2004년 요미우리를 떠난 뒤 보스턴 레드삭스, 시애틀 매리너스서는 커다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명성을 고려한 LG의 외국인 타자 영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는 2004년 메이저리그 11시즌 통산 2할7푼6리 132홈런 485타점을 기록했던 알 마틴을 영입하며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당시 37세의 많은 나이로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시절 호타준족으로 명성을 날렸다는 점은 우려보다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마틴은 2004시즌 2할9푼1리 9홈런 52타점을 기록한 채 한국 무대를 떠났다. 불혹에 가까운 타자가 남긴 성적치고는 나쁘지 않았으나 마틴은 한 시즌 농사를 결정짓는 외국인 주포로 데려온 타자였다. 마틴의 실패로 나이 많은 타자를 믿을 수 없게 된 LG 프런트는 이듬해 텍사스 레인저스 출신의 외야수 루벤 마테오를 영입했다. 당시 만 27세에 불과했던 마테오는 2000년 가 선정한 최고 유망주 'Top 100'리스트에서 전체 6위에 오르며 텍사스의 미래로 손꼽혔던 '최고 유망주' 출신이다. 공,수,주 모든 것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던 마테오는 또 다른 외국인 타자 루 클리어와 함께 중심타선서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마테오는 2005시즌 34경기서 2할2푼3리 5홈런 20타점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채 시즌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하며 조기귀국했다. 퇴출 사유는 어깨 부상이었으나 부진한 성적 또한 중도 퇴출의 칼날을 맞기에 충분했다. 지난 시즌 LG서 활약했던 페드로 발데스도 2할8푼3리 13홈런 72타점의 성적으로 당초 기대에 못미쳤다. 3할8푼1리의 출루율로 나쁘지 않은 선구안을 보여줬으나 다이에 호크스 시절 타점기계로 활약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마틴과 마테오, 발데스는 모두 LG가 명성을 고려해 데려온 외국인 타자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LG서 기대에 걸맞은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하는 팬들은 거의 없다. 페타지니 영입 또한 명성을 고려한 점도 있지만 LG 스카우트가 직접 멕시칸 리그서 기량을 점검하고 영입을 최종 결정했다. 김재박 감독도 타자 영입을 원했다. 현지에서 페타지니을 직접 본 염경엽 LG 스카우트팀 과장은 "한국무대에 적응이 빠른 선수를 우선점으로 고려했다. 현대 시절 현지에서 봤던 서튼보다도 나은 기량이었다"며 페타지니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다. 페타지니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안고 있는 37세 노장이다. 페타지니는 올 시즌 멕시칸 리그서 3할7푼2리 6홈런 27타점을 기록했지만 멕시칸 리그서 거둔 좋은 성적이 한국 무대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에두아르도 리오스-로베르토 페레즈를 영입했다가 큰 코를 다치면서 확실히 증명해 주었다. 하지만 일본 무대 명성이나 현재 기량으로 볼때 페타지니는 다를 것으로 LG 구단은 기대하고 있다. 팀 방어율 5.33(12일 현재)으로 8개 구단 중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LG는 외국인 투수 대신 이름 높은 타자를 데려왔다. 실패 전력까지 감안했을 때 너무나 위험해보이는 LG의 '도박'이 올 시즌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hul@osen.co.kr 루벤 마테오-페드로 발데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