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문을 열어야 이긴다. 13일부터 시작되는 선두 SK와 4위 두산의 대결은 서로 다른 색깔의 야구를 추구하면서도 한 베이스 더 가려는 타자들과 강력한 뒷문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단단히 걸어잠긴 뒷문은 8개 구단 중 선두를 다툴 정도다. 우선은 '조웅천(37)-정대현(30)'으로 이어지며 구축된 SK의 뒷문이 좀더 높아 보인다. 초반부터 팀이 독주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들이다. 30대의 노련함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만큼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다. 시즌 초반 둘 모두 썩 좋지 않은 컨디션이다. 그렇지만 서로 유기적인 보완을 통해 제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조웅천은 지난달 10일 광주 KIA전에서 2이닝을 던져 4-1의 리드를 지켜내고 첫 세이브를 따냈다. 다음날인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에서도 연장 13회에 나와 6-4 승리를 매조지 했다. 조웅천이 앞에서 막아주자 정대현은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문학구장서 열린 삼성과의 3연전에 모두 출격, 내리 3세이브를 거뒀다. 또 지난달 24일 문학 롯데전에서는 조웅천이 가르시아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올 시즌 첫 실점하자 정대현이 마무리로 나와 2-1 승리를 고스란히 지켜내기도 했다. 조웅천은 아직 완전한 컨디션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지난 6일 잠실 LG전부터 1이닝 이상씩을 소화하기 시작했지만 앞선 경기에서는 1이닝 미만 투구에 그쳤다. 정대현은 10세이브를 거둬 11세이브 중인 삼성 오승환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지만 피안타율이 2할대 후반(.294)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줄곧 1할대 피안타율을 유지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평균자책점도 작년 0.92였지만 올해는 3.27까지 치솟은 상태다.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자주 밸런스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하지만 둘 모두 자신감에 넘쳐 흐르고 있다. 조웅천은 여전히 0점대 평균자책점(0.42)으로 SK의 허리와 마무리를 든든하게 이어주고 있다. 11일 대구 삼성전을 포함해 5월에만 3경기에서 실점한 정대현도 서서히 밸런스를 다시 찾고 있는 만큼 곧 제 기량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두산은 20대의 패기와 시원스런 직구로 무장한 '이재우(28)-정재훈(28)'으로 맞선다. 군 제대 후 복귀한 이재우는 시즌 초반 불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평균 140km대 후반의 강력한 볼끝을 가진 직구와 커브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처음으로 실점했다. 하지만 이후 무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을 0.33까지 끌어내렸다. 피안타율도 1할5푼2리로 최상급이다. 정재훈은 지난 19일 잠실 SK전에서 3실점하며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해 한동안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다시 세이브를 기록하며 재신임을 받았다. 11일 현재는 7세이브를 올렸다. 피안타율도 1할8푼8리까지 떨어졌다. 5월에는 1할4푼3리를 기록 중이다. 특히 정재훈은 지난 5일 잠실 LG전, 7일 잠실 우리 히어로즈전,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잇따라 세이브를 올려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다. 단지 한 번 무너지면 주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조웅천과 이재우는 각각 두산과 SK를 상대로 무실점하고 있다. 하지만 정대현과 정재훈은 똑같이 3경기씩 상대했지만 깔끔하게 막지 못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윤길현, 정우람, 가득염, 김원형으로 구성된 SK와 진야곱, 임태훈, 이용찬이 이루고 있는 두산간의 철벽 허리 싸움도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패권을 놓고 다퉜고 올 시즌에는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차출 문제로 갈등을 빚은 SK와 두산의 맞대결인 만큼 어떤 화제를 또 낳을 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정대현-조웅천-이재우-정재훈.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