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3000이닝 도전은 계속된다. 한화 ‘최고령 투수’ 송진우(42)가 프로야구 사상 첫 2900이닝을 돌파했다. 송진우는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2승(2패)째를 챙겼다. 방어율도 4.84에서 4.10으로 바짝 내렸다. 통산 승수도 205승. 자신이 갖고 있던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도 42세2개월27일로 늘렸다. 투수 관련 기록은 송진우의 이름으로 도배돼 있다. 특히 이날 경기 전까지 2900이닝에 1⅔이닝을 남겨두었던 송진우는 3000이닝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갔다. 2회초 1사 후 김종국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2900이닝을 채웠다. 송진우는 이후 4⅓이닝을 더 추가, 개인통산 2904⅓이닝을 마크했다. 송진우로서는 또 하나의 꿈에 다가서게 되는 셈이다. 송진우는 가장 큰 목표였던 200승을 달성한 후 다음 목표로 3000이닝을 설정했다. 이날 2900이닝 돌파로 3000이닝을 향한 마지막 정거장을 거쳤다. 송진우는 이날 관록의 피칭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135km밖에 되지 않았다. 140km는 물론 130km 후반대에도 나오지 않았다. ‘흑마구’ 전병호(삼성) 다음 가장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가 송진우다. 하지만 송진우에게는 송곳같은 제구력과 노련미가 있었다.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에 꽉 차는 직구와 슬라이더가 효과적으로 먹혀들었다. 종종 느린 커브까지 던져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송진우는 “벤치에서는 투구수를 100개 정도를 기준으로 잡고 있다. 바깥쪽 직구와 슬라이더·커브가 잘 먹혔다. 공이 느리니깐 제구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고 승리소감을 밝혔다. 송진우는 “200승도 대단한 기록이고 의미가 크지만 3000이닝도 그것 못지 않다. 외견상으로는 200승이 화려해보이지만, 승은 개인만의 활약뿐만 아니라 운까지 따라야 한다. 3000이닝은 오랜 세월을 버텨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소중한 기록이고 꼭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진우는 “시즌 전 올해 안으로 3000이닝 달성에 도전한다는 생각이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다”며 올 시즌 안으로 3000이닝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송진우는 ‘3000이닝 달성 후 4000이닝을 목표로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4000이닝은 무리고, 그 이후에는 하루하루 열심히 할 뿐”이라고 말했다. 송진우는 “초반에는 성적이 좋지 않아 벤치 눈치도 보이고 침울했었는데 어차피 시즌은 10월까지 하는 것이고 초반에 반짝하는 것보다 계속 점점 좋아지는 것이 모양새도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가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며 벌써부터 포스트시즌을 겨냥하는 모습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