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 4일 특급 유망주 전병두가 포함된 3대2 트레이드를 통해 SK에서 KIA로 이적한 ‘무명 포수’ 이성우(27)는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그토록 꿈꾸던 1군 무대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훈련에도 끄덕없다. “SK에서 지혹훈련도 견뎠다”는 것이 이성우의 말이다. 그러나 아직 많은 경기에서 중요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3경기·5이닝 동안 홈플레이트를 지킨 것이 전부다. KIA 조범현 감독은 이성우가 아직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다. 특히 송구가 그렇다. 조 감독은 트레이드로 이성우를 데려온 직후 플레이를 확인하며 “폼이 달라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 감독이 SK 사령탑 시절과 달리 송구시 팔이 낮았기 때문이었다. 이성우는 “SK에서는 일본인 코치들의 영향으로 송구를 빨리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KIA에서는 팔을 높이 들고 정확하게 송구하는데 주력하며 연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우는 곡절이 많은 선수다. 2000년 성남서고를 졸업했지만 어디에서도 불러주는 팀이 없었다. 테스트를 받고 어렵사리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정식선수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2003~2004년 상무에서 야구를 하며 군복무를 마쳤지만, 제대 후 역시 갈 곳이 없었다. 그때 이성우를 부른 곳이 조범현 감독의 SK였다. 신고선수로 입단한 후 지난 2006년 처음으로 정식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박경완이라는 높고 거대한 산이 있는 SK에서도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기대를 모았지만, 백업포수 경쟁에서도 정상호에게 밀렸다. 그런 이성우에게 트레이드는 하나의 큰 기회였다. KIA 이적 후 곧 1군으로 등록된 이성우는 지난 7일 광주 삼성전에서 데뷔 첫 1군 무대 출장이라는 감격을 누렸다. 9년만의 1군 경기 출장이었다. 포스 마스크 너머의 이성우는 감격에 찬 표정이었다. 이성우는 그날을 다시 상기하며 “감격적이었다. 첫 1군 경기라 너무 떨린 나머지 투수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웃었다. 이성우는 “이제는 투수뿐만 아니라 수비수들도 잘 보인다. 첫 경험은 한 번이면 족하지 않겠나”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성우는 주로 경기 종반 차일목을 대신해 마무리투수 한기주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한)기주의 공이 빠르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손이 울릴 지경”이라는 것이 이성우의 말. 이성우는 “처음 트레이드된 직후에는 부담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 여유를 어느 정도 찾았다. 특히 1군과 함께 다닌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다”고 감격했다. 하지만 그저 감격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성우는 “내가 못하면 잘못된 트레이드가 될 수 있다. 감독님께 결코 욕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성우의 존재는 향후 ‘전병두 트레이드’ 평가를 뒤바꿀 수 있는 변수가 될지 모른다. 특유의 파이팅과 수비력 그리고 성실함만큼은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