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KIA 좌타 외야수 김원섭(30)이 뜨고 있다. 김원섭은 지난주까지 리딩히터였다. 지난 10~11일 이틀간 타격랭킹 전체 1위를 달렸다.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타율이 3할5푼6리로 떨어졌다. 14일 현재 김현수(두산·0.362)에 이어 이 부문 전체 2위. 규정타석을 막 채운 상황이라 타율의 변동이 기존 선수들보다는 심한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잘치면 더 올라갈 수 있다. 지난 2001년 두산에서 데뷔한 김원섭은 데뷔 후 6시즌 통산 타율이 2할7푼2리로 평범했다. 단 한 시즌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 2006년 94경기에서 타율 3할3푼7리를 기록한 것이 최고였다. 데뷔 후 처음 100경기 이상 출장한 지난해에도 타율은 2할4푼3리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는 김원섭이 시즌 처음부터 전력에 포함된 실질적인 첫 해였다. 지난해 5월까지 타율도 2할6푼6리였고 시즌이 거듭 될수록 하락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시즌 초반부터 무섭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한 경기 2안타 이상 멀티히트를 13차례나 기록할 정도로 불방망이를 과시 중이다. 도대체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올해 팀을 KIA로 옮긴 박흥식 타격코치는 기술적인 변화에서 김원섭의 발전을 찾았다. 박 코치는 “지난해까지는 스윙이 높았고 오른팔이 겨드랑이에서 빨리 떨어졌다. 타구의 질이 좋지 않았고 몸쪽 공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졌다. 이용규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진단했다. 겨우내 스프링캠프에서 김원섭은 볼을 깎아치는 레벨스윙으로 변화를 주었다. 오른팔을 최대한 겨드랑이에 붙여 어깨가 일찍 열리는 것을 방지했다. 시즌 초반에는 새로운 타격폼이 익숙치 않았지만 몸에 익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박 코치는 “타구의 질이 지난해와 비교하면 확 달라졌다. 라인드라이브가 많다는 건 그만큼 타격 감이 좋다는 뜻이다. 몸쪽에 공이 올 때 툭툭 밀려쳤는데 이제는 잡아당길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원섭은 좌(12개)·좌중(1개)·중(10개)·우중(1개)·우(8개)·내야(4개) 등 타구 분포도도 다양해졌다. 박 코치는 이용규도 마찬가지로 타격기술이 한 단계 발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이용규는 발목 부상이 있었지만, 타격이 다소 부진했다. 박 코치는 “KIA에 와서 보니 (이)용규가 몸쪽에 약했고 몸쪽 공을 공략하지 못해 상대 수비시프트에 걸려들었다. 하지만 (김)원섭이처럼 볼 밑둥을 깎아치는 타법과 오른팔을 최대한 겨드랑이에 붙이도록 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이)용규나 (김)원섭이나 타격에 재능을 타고 났다. 그러나 원섭이는 체력이 문제”라고 걱정했다. 김원섭은 만성간염을 앓고 있다. 박 코치는 “타격기술 보완으로 설령 슬럼프가 찾아오더라도 그 기간은 짧을 것”이라며 “체력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팀이 일일이 체력을 관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안배는 가능하지만 관리는 본인 몫이다. 본인이 얼마나 스스로 체력을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본인도 스프링캠프를 정말 열심히 소화했고, 이제는 자신감까지 얻었다. 원섭이라면 충분히 자기관리를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했다. 김원섭도 “리딩히터는 중요하지 않다. 일단은 규정타석을 채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짧게 말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