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종영과 신설의 무한 반복
OSEN 기자
발행 2008.05.15 07: 05

올 한 해 SBS 예능국은 '난공불락(難攻不落)' 형세다. MBC에는 ‘무한도전’이, KBS에는 ‘1박 2일’이 주력 컨텐츠로 자리 잡히는 동안 SBS는 많은 프로그램이 신설되거나 폐지를 반복해왔다. SBS가 이처럼 유독 KBS나 MBC의 지상파 예능과 비교해서 약하다는 평은 바로 장수 프로그램이 없다는 데서 기인한다. 각 지상파 방송사에는 그 채널을 대표하는 장수 예능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4년까지 오랜 기간 동안 같은 제목으로 시청자들과 마주하는 셈이다. 헌데 SBS는 현재 방송중인 ‘진실게임’과 지난 2002년부터 4년간 방송된 ‘일요일이 좋다-X맨을 찾아라’를 제외하고는 한 해를 넘긴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들다. 'X맨을 찾아라' 뒤이어 선보인 ‘하자 GO’와 ‘옛날 TV' 등은 모두 반년을 넘기지 못한 채 조기종영 됐다. 토요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슈퍼 바이킹’과 ‘작렬, 정신통일’ 등도 마찬가지. 지난해 9월, ‘3년 안으로 '무한도전’을 이기겠다‘는 야심찬 각오로 첫 방송을 시작한 '라인업’ 또한 3%라는 저조한 시청률로 지난 3일 끝내 폐지되기 이르렀다. 반면, 현재 KBS는 2002년 시작한 '해피투게더' 시즌3가 방송중이고, 2003년 첫 방송한 '스펀지'는 현재 '스펀지2.0'이 방송 중에 있다. ‘상상플러스’도 2004년 첫 방송된 뒤 시즌2로 이어져 계속되고 있다. MBC는 1988년 이후 무려 20년 동안 방송된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비롯, 지난 2006년 방송을 시작, 현재 주춤한 상태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예능계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한도전’이 있다. 문제는 SBS가 눈앞의 시청률만을 좇는 데 있다. 물론 방송국의 입장이야 시청률에 신경을 쓰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을 테지만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는 셈이다. 특히 ‘라인업’이나 ‘옛날 TV’처럼 고정 팬 층이 생길 무렵에 저조한 시청률 하나로 제작진이 쉽게 백기를 선언하는 것은 프로그램 인내 부족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 주위의 지적이다. 변화하는 방송 트렌드에 적절히 발맞추지 못했다는 평도 피하기 어렵다. ‘라인업’에서는 태안조작설을 비롯, 출연자들과의 과도한 비속어와 작위적 설정 등도 여러번 구설수에 오르내려야 했다. 지금이야 승승장구하는 ‘무한도전’ 또한 처음부터 승리를 예측하지는 못했다. ‘무모한 도전’과 ‘무리한 도전’이라는 꾸준한 뜸을 거쳐 비로소 국민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프로그램이 됐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라는 속담이 있다. 나무 하나를 보기보다 숲을 먼저 살피는 SBS 예능국의 지혜가 필요할 때다. yu@osen.co.kr . . . . .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