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시즌 초반 KIA의 최하위 추락은 주전 포수 김상훈의 부상 공백이 결정타였다. 예비 FA 김상훈은 공수양면에서 맹활약하며 든든한 안방마님으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상훈이 시즌 10번째 경기에서 불의의 발목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KIA의 추락도 본격화됐다. 하지만 최근 KIA는 탈꼴찌에 성공해 상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역시 그 요인은 포수에서 찾을 수 있다. 백업 포수 차일목(27)이 확실하게 괄목상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 2차 5번으로 해태에 지명된 후 홍익대를 거쳐 계약금 5000만 원을 받고 2003년 KIA에 입단한 차일목은 처음부터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데뷔 후에도 이 같은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보내야 했고, 1군에서도 김상훈이라는 산에 가로막혔다. 지난해까지 데뷔 첫 5년간 1군에서 통산 75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수비형 포수로 조금씩 이름을 알렸지만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6년차가 된 올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기회는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주전 포수 김상훈이 지난달 10일 광주 SK전에서 홈으로 돌진하는 과정에서 왼쪽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하며 상당기간 전력에서 이탈하게 된 것이다. KIA에 남은 포수라고는 차일목밖에 없었다. 1군에서 제대로 된 백업은 물론 주전경험도 없는 선수에게 막중한 임무가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우려대로 차일목은 공수 양면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호랑이 군단의 날개없는 추락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시행착오였다. 경험이 쌓이자 눈이 떠졌다. 요즘 KIA 투수들은 “포수의 리드가 좋았다”는 똑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하고 있다. 이범석은 “이상할 정도로 리드가 좋아졌다”고 말할 정도다. 차일목은 “경기에 많이 나가다보니 조금씩 타자들의 습성이 보인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나름대로 공부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록도 차일목이 얼마나 괄목상대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도루저지율이 4할1푼7리로 8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강귀태(0.419) 다음이며 포수 방어율도 주전 포수 중 5위(4.13)다. 차일목은 “처음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많이 나아지고 있다. 특히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일목은 “투수리드는 자신감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아직 배워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 나름대로 어려움이 많지만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차일목은 “조범현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감독님이 믿고 계속 기용해 주셔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었다”고 기회를 준 조범현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은 아직 차일목이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다. 배터리코치로 명성을 날린 조 감독에게 차일목은 아직 눈에 차는 수준은 아니다. 조 감독은 “경기경험이 쌓여서 많이 나아졌는데 아직 부족하다. 기술적인 보완도 필요하고, 투수리드도 떨어진다. 내 눈에 차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점점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요즘에도 차일목은 장재중 배터리코치로부터 경기 직전까지 쉬지 않고 훈련을 받는다. 그만큼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14일 한화전에서 승리 주역이 된 후 3루측 몇몇 KIA 관중들은 차일목을 연호했다. 차일목은 목례로 답했다. 땀으로 괄목상대한 차일목에게는 작지만 매우 큰 보상이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