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카드'이재주, 알고보니 V카드
OSEN 기자
발행 2008.05.15 09: 01

알고보니 귀중한 카드였다. KIA 내야수 이재주(35)가 설움을 딛고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14일 현재 성적은 타율 3할4푼5리, 1홈런, 9타점, 10득점. 4번타자의 성적표라고 보기엔 애매하다. 아무래도 홈런이나 타점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18경기에서(선발출전 16경기)에서 이 정도면 봐줄만하다. 더욱이 KIA타선에서 이재주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그나마 이재주가 있었기에 장성호가 다쳐도, 최희섭이 다쳐도 중심타선을 만들 수 있었고 4번타자의 명함을 만들 수 있었다. 이재주는 미아가 될 뻔했다. 지난 해 FA자격을 취득하고 FA를 선언하는 통에 힘들었다. 다른 구단도 보상때문에 관심이 없었고 KIA 역시 "웬 FA선언이냐"며 시큰둥했다. 해를 넘겨 1월8일 작년 연봉보다 2000만 원 깎인 8000만 원에 입단계약했다. 더욱이 신임 사령탑인 조범현 감독은 이재주를 전력 외로 분류했다. 이유는 수비가 되지 않는 반쪽 선수라는 것이었다. 계약이 늦어진 후유증으로 1월 초 괌전지훈련에서 제외됐고 1월 말 미야자키 전지훈련 명단에도 없었다. 조범현 감독의 '2008 전력'에서 이재주의 이름은 들어있지 않았다. 이재주는 결국 2월 태국의 오지에서 2군 스프링캠프를 보냈다. 오히려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오지캠프에서 방망이를 갈고 닦았다. 그리고 기다렸다. 시범경기에서도 조범현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기다렸다. 기회는 개막 열흘만에 돌아왔다. 나지완 최희섭 장성호 김주형 등 중심 타자들이 모조리 부진에 빠지자 대안 카드로 이재주가 낙점됐다. 이재주는 마침 2군에서 펄펄날았다. 4월 11일 1군에 복귀해 날카로운 방망이를 돌렸다. 그러나 1루 수비실책과 어설픈 주루플레이가 나오자 1주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타선의 침체가 계속되자 다시 11일만에 복귀했다. 이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지금껏 중심타선에서 활약해주고 있다. 5월 들어 11경기에서 7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팀 타선의 연결력이 좋아졌고 집중력도 나아진 계기도 됐다. 쓸모 없다고 버려둔 카드가 알고 보니 더 없이 귀중한 조커였다. sunny@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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