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수들, "김현수, 이대호보다 무섭다"
OSEN 기자
발행 2008.05.16 07: 50

"정말 요즘은 이대호보다 김현수가 더 무섭다니까요". 두산 베어스의 '무서운 스무살' 김현수의 진가가 선수들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게 입증됐다. 15일 문학 두산전을 앞둔 SK 와이번스 덕아웃. SK 타자들은 리딩히터 김현수를 화제에 올리며 저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김현수는 전날(14일) 경기에서 5타수 4안타에 3타점을 기록, 3할6푼2리였던 시즌 타율을 3할7푼8리까지 끌어올렸다. 타격 선두 자리를 그대로 유지한 것은 물론이다. 가장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외야수 조동화. 조동화는 대뜸 "혹시 지난 겨울에 자비를 털어 메이저리그 캠프라도 갔다 온 거 아니냐"며 "정말 너무 잘치더라. 외야 수비를 볼 때도 요즘은 이대호보다 더 무섭다"고 김현수의 타격을 칭찬했다. 그 이유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이대호는 장거리포 타자라 펜스 가까이에 붙어서 수비를 하면 된다. 하지만 김현수는 도무지 어느 쪽으로 공이 날아 올지 예상할 수 없어 애를 먹는다. 펀치도 있는 만큼 더 긴장해야 한다. 반짝 성적이 아닌 것 같다." 이 말을 들은 좌완 선발 김광현도 칭찬 릴레이에 가세했다. "정말 인정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벤치에서 김현수의 타격을 지켜 본 김광현은 직접 타격 모습까지 취해 가며 "직구면 직구, 변화구면 변화구 다 받아치니깐 투수로서는 정말 던질 곳이 없겠더라"며 김현수의 타격 솜씨에 찬사를 보낸 뒤 "사실 13일 경기에서도 던질 곳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13일 두산전에 선발로 나온 김광현은 김현수를 4번 상대해 3회 1안타만 맞았다. 그러나 다른 타자보다 더 집중한 모습이 역력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김현수를 10번 상대해 9타수에 3안타(.333)를 내줬다. 김광현은 "다음에는 직구로 정면 승부를 걸어봐야겠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다승(6승) 평균자책점(2.05) 탈삼진(52개) 등 3개 부문에서 선두에 올라 있는 김광현도 진지한 표정이었다. 그러자 지나가던 박재상도 거들었다. "정면 승부하면 안될 걸." 뒤늦게 이호준이 "무슨 얘기 중이냐"고 물었다. 김광현은 "김현수가 이호준 선배처럼 잘 친다는 말을 하던 중이었다"고 센스를 발휘했고 이 이야기를 들은 이호준은 "정말 그렇지. 나만큼 잘 치지"라며 껄껄 웃었다. 김현수는 이날 경기에서 볼넷 1개, 삼진 1개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타격 선두 자리는 유지했지만 타율은 3할6푼7리로 떨어졌다. 그러나 김현수에 대한 공포감이 상대팀에게 서서히 배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두산 김경문 감독도 김현수의 활약에 대해 흐뭇한 표정이다. "기술적인 변화보다는 2번 타순에 적응하면서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며 "필요할 때 해주는 타자라 믿음이 간다"고 굳은 신뢰를 보냈다. 2006년 신고 선수 출신으로 올 시즌 프로야구에 젊은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김현수의 타격 공포가 시즌 막판까지 지속될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김현수.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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