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싹수가 보이면 쭉 밀어주는거지.” 한화 김인식 감독은 지난 15일 대전 KIA전에서 스승의 날을 맞아 많은 제자들로부터 감사의 꽃다발과 선물꾸러미를 받았다. 김 감독은 “돈보따리”라며 웃었다. 감독 중에서도 최연장자급에 속하는 김 감독은 선수들은 물론 감독·코치들까지 수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15일 경기 전에도 심정수를 비롯해 이연수 성균관대 감독, 김평호 삼성 코치, 김경원 대전방송 해설위원도 김 감독에게 꽃을 전했다. 요즘에는 일본에서 부진해 연락이 뜸해졌지만 외국인선수 타이론 우즈도 김 감독에게 꼬박 안부를 전하곤 했다. 한화 선수들도 이날 김인식 감독 이하 팀 코칭스태프에 가장 실용적인 백화점 상품권을 돌리며 스승의 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스승은 옛 감상에 젖었다. 특히 코흘리개 선수들을 키우던 시절을 떠올렸다. 김 감독은 쌍방울-OB-두산-한화를 차례로 거치며 젊은 선수들을 믿고 쭉 밀어주기로 유명했다. 쌍방울에서는 김기태·김원형·박경완이 대표적이고, OB-두산에서는 정수근·심정수·이도형·진필중·박명환·홍성흔 등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김기태나 홍성흔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같은 고졸선수들이거나 주목받지 못한 2차 지명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무모할 정도로 이들을 믿고 기용했고, 언제나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또 축적되며 김 감독에게는 ‘믿음의 야구’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김 감독은 특히 쌍방울 시절을 많이 생각했다. 김 감독은 “그때 (김)원형이가 9연패까지 당했다.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러더니 선동렬한테 완봉승하고 컸다. 가능성이 있으니 그렇게 기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김기태는 첫 한 달간 1할대 타율이었지만 원래 국가대표 유망주이지 않았나. 오히려 박경완이 더 기억에 남는다. 2루 송구 때 센터(중견수)로 공을 보내고 말이 아니었는데도 싹수가 보여 계속 기용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한 야구인은 “박경완이 조범현 감독이 배터리코치하던 시절 급성장했지만 사실은 김인식 감독이 밀어준 것이 컸다. 원래 선수는 자신이 급성장할 때만 기억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화에서는 과연 어느 선수를 밀고 있을까. 류현진은 이미 최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김태완도 올해 갖고 있던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신흥 거포로 떠올랐다. 김 감독은 김태완에 대해서는 “본인이 기회를 잘 잡았다. 원래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대신 고졸 3년차 중고신인 유원상에게 주목했다. 김 감독은 유원상이 박명환의 데뷔 초와 비슷하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김 감독은 유원상을 밀고 갈 것인지 여부에 대해 “지금도 계속 밀어주고 있지 않은가. 일단 싹수가 보이는 선수는 될 때까지 밀어줄 필요가 있다. 언젠가는 클 선수들”이라고 강조하며 유원상 기용법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올 시즌 유원상은 8경기에 등판, 2승2패 방어율 5.85 WHIP 2.00 피안타율 3할1푼6리를 기록 중이다. 특히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넷(32개)을 기록할 정도로 고질적인 제구 난조로 고전하고 있다. 경기를 거듭해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쭉 밀어주기로 했다. 마땅히 대체할 선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유원상이 빠르고 묵직한 공을 갖춘 우완 정통파로서 장래성이 매우 풍부하다는 점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유원상은 16일 문학 SK전에 선발등판한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