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데일리 이브닝 창간 인터뷰] 손민한, '구도 명예 회복 선봉장'
OSEN 기자
발행 2008.05.16 09: 10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손민한(33)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오른손 선발 투수. 지난 2005년 방어율(2.46)-다승(18승) 타이틀을 거머쥐며 ‘전국구 에이스’라는 칭호를 얻었다.
10년간 프로 무대에서 쌓은 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관록투는 단연 돋보인다. 언제 보아도 든든한 그는 롯데 선수들의 맏형이자 수호신.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부산 팬들의 간절한 소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그는 오늘도 마운드에서 혼을 담아 던진다.
지난해 13승 10패(평균자책점 3.34)를 기록했던 손민한의 올 시즌 성적(5월 15일 현재)은 5승 무패(평균자책점 2.54). 8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한결같이 ‘퀄리티 스타트(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 던져 3자책점 이하로 막아내는 것)’를 기록할 만큼 투구 내용도 완벽에 가깝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손민한은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달라진 게 없다”고 손사래친 뒤 “올 시즌 팀 성적과 분위기가 좋아져 의욕도 생기고 책임감도 커졌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롯데는 2007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지도자 출신인 제리 로이스터 밀워키 브루어스 전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 구도 부산의 부활을 다짐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패배 의식에 젖었 있던 선수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으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각오로 프로야구 무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직구장을 가득 메워주는 부산 팬들의 뜨거운 함성은 손민한에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활력소. “야구장을 가득 메워주시는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더욱 힘차게 뛴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다. ‘특별한 체력 관리 비법이 있나’고 묻자 그는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최고”라며 시원스럽게 웃었다.
손민한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의 주역이기도 하다. 지난 3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008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전에서 진갑용(34. 삼성 라이온즈)과 더불어 대표팀의 큰 형님으로서 한국의 본선 진출을 앞장서 이끌었다.
“나라에서 부르면 무조건 간다”고 대표팀에 강한 의욕을 보인 손민한은 “지난 대회(아시아 예선)에서 본선에 나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최종 예선서 대표팀의 일원으로 ‘올림픽 본선 티켓 획득’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어느덧 팀내 최고참 대열에 합류한 손민한은 후배들에게 목표 의식을 강조한다.
“사람은 누구나 목표를 가져야 한다. 매일 있었던 일을 자기 전에 반성하거나 내일을 위한 계획을 세워야 경험으로 축적된다”며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경험의 일부다. 잊고 스쳐가는 경우가 많지만 한 번 더 생각함으로써 경험으로 쌓이게 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하는 손민한은 “나이도 많고 평범해 가능성 있겠냐”며 짐짓 되물은 뒤 “기회가 된다면 일본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특별히 가고 싶은 팀은 없으나 선발 투수이니까 선발로 뛸 수 있는 팀이었으면 좋겠다”고 야망의 한 자락을 슬쩍 펼쳐 보였다.
거인 마운드의 수호신 답게 언제나 든든한 그의 모습 속에 롯데의 4강 진출은 꿈이 아닌 현실이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의 빼어난 활약에 롯데 팬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의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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