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헌이가 부러운 동시에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죠" 지난 해 고교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기대 속에 입단했던 LG 트윈스의 1차지명 신인 투수 이형종(19. 서울고 졸)의 모습은 바뀌어 있었다. 다소 그을린 얼굴과 핼쓱해보일 정도로 빠져버린 볼살은 그간의 노력과 마음고생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줬다. 지난 2월 미야자키 전지훈련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중도에 귀국해 재활에 힘썼던 이형종은 지난 14일 구리구장서 벌어진 경찰청과의 2군 경기서 마운드에 올라 피안타 없이 1이닝 무실점(사사구 2개)을 기록하며 프로 첫 실전등판을 가졌다. 직구 최고구속은 142km 정도로 지난해 149km까지 기록했던 데에 비하면 조금 차이가 있었고 투구수는 20개에 달했다. 김용수 2군 투수코치는 이형종의 투구에 대해 묻자 "제구력은 조금 불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종속이 좋아 볼끝이 묵직했다. 아직은 좀 더 두고봐야 한다"라며 이형종의 투구를 평가했다. 15일 오후 구리 챔피언스클럽서 만난 이형종은 "전지훈련서 2차례 등판 기회를 가진 후 오랜만에 등판했다. 지난 2월초부터 팔꿈치에 통증이 있었는데 재활을 거친 지금은 아프지 않다"라며 "그동안 재활 훈련을 많이 하면서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형종은 지난해 5월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서 5경기 26⅓이닝 동안 470개의 공을 던지며 팀을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당시 상황과 팔꿈치 부상에 관련해 묻자 이형종은 "그때 골반 쪽이 안 좋은 상태였다. 그 때문에 투구 시 왼쪽 다리로 축을 제대로 잡을 수 없었고 자연히 상체만 이용해 던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컸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14일 경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자 이형종은 "쉬운 제구를 위해 어깨 힘을 빼고 던지려 했는데 첫 게임이라 긴장한 탓인지 그게 잘 안됐다. 그래도 볼끝이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자신감은 많이 되찾았다"라며 "예전에는 149km 짜리 직구를 던지고도 볼끝이 가볍다는 이야기가 많았는 데 볼끝이 묵직하다는 말울 둘으니 조금 기분이 싱숭생숭했다"라며 해사한 웃음을 보여주었다. 베테랑 투수라도 3달 가량 공을 던지지 못하면 첫 경기부터 실전 감각을 100% 발휘하긴 어렵다. 이형종은 "슬라이더를 던질 때 잡아채는 감이 약했다. 주자 있는 상황에 대한 연습은 거의 하지 못해서 셋 포지션을 빠르게 이어가는 것이 힘들었다. 경기 내용은 안 좋았던 것 같다"라며 오랜만에 가진 실전 등판서 겪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시종일관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질문에 답하던 이형종은 입단 동기인 정찬헌(18), 이범준(19)이 1군서 기회를 갖는 데 대한 질문에 눈빛이 바뀌었다. 이형종은 "당연히 부럽고 나도 같이 뛰고 싶다. 부상으로 시즌 시작이 늦어버려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찬헌이나 범준이가 1군에 있어 훈련에 매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라는 말로 부러움을 표하는 동시에 투지를 불태웠다. 이형종은 인터뷰를 맺으면서 "최대한 빨리 몸 상태와 기량을 끌어올려 1군에 오르고 싶다. 찬헌이가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대두되고 있는 데 빠른 시일내에 1군에 올라 찬헌이 보다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당당한 각오를 밝혔다. 이형종은 소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가슴 속에 대단한 열정을 품은 '외유내강'형 투수였다. 스타트가 늦었던 만큼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자 하는 이형종의 열의와 성실함은 훗날 그에게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다. chul@osen.co.kr . . . . .
